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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큰스님 = 불교인문학의 관점에서 고승의 삶에 나타난 다양한 이념과 사상, 좌절과 성취, 인간상 등을 발굴 문헌과 신뢰도 높은 증언을 통해 조명했다.

이 책에는 선의 중흥, 교학과 역경, 포교와 빈민구제, 종풍 쇄신, 민족운동 등의 분야에서 활약한 31인의 큰스님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보살정신 구현, 수행 경지 증득, 실천적 활동, 독립운동, 종무 행정 등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

1835년생인 경허 스님부터 1914년에 출생해 2003년에 열반한 서암 스님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정진으로 정법사회 구현을 위해 몸 바친 이들 스님의 공통점은, 생애 동안 일제의 침략으로 나라를 빼앗긴 고난의 시기와 해방과 6·25로 이어지는 혼돈의 시대를 겪었다는 점이다.

불교사적으로도 명맥마저 끊기다시피 한 척박한 한국불교를 뼈를 깎는 정진을 통해 일으켜 세워야 했기에 이들의 역정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따라서 그런 역경과 거듭된 좌절을 극복한 큰스님들의 정신과 행적을 되새겨본다면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생생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더불어 새로운 성찰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한국불교의 바람직한 미래상도 그려볼 수 있다.

저자 김광식 교수가 연구자를 찾기 어려운 근대불교사 연구에 매달리기 시작하면서 주목한 대상은 근대기의 큰스님들이었다. 그는 객관적인 근대불교사 정립을 위해 근대 큰스님들의 문손과 후손 등을 백방으로 찾아다니며 구술을 채록하고 현장을 탐문해, 흔적이 미미했던 고승들의 행적과 사상을 복원하는 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렇게 20여 년간을 발로 뛰어 이룩한 고승 연구 자료의 집적은 이 책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여주는 근간이 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큰스님 31인의 법맥과 계맥의 전승, 사자 전승의 계보에 얽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함께 문중의 지형도를 일목요연하게 그려냈다. 뿐만 아니라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간 큰스님들을 다시 조명, 교계와 학계의 객관적인 재평가를 촉구하고 있음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인북스, 348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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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으로 풀어낸 천수경 = 천수경을 참선수행의 안목과 연결하여 풀이하고 있는 책이다. 특히 천수경의 각 내용을 역대 선사들의 법어를 중심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대표적 타력수행의 하나인 관음신앙과 자력수행의 대표격인 선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천수경의 관음신앙과 자신이 본래 부처라는 사실을 깨닫는 참선수행이 융합할 수 있을까? 저자는 단연코 자력과 타력은 다르지 않고 둘이 아닌 하나이며, 따라서 당연히 선적인 안목으로 천수경을 더욱 깊이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제방에서 참선수행해온 저자 진원 스님은 대중적인 타력신앙인 천수경의 내용을 한 걸음 더 나아가 선적으로 풀이함으로써 타력신앙의 근저에 있으면서 타력신앙을 받쳐주는 근본 마음자리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자칫 기복적으로 흐르기 쉬운 천수관음신앙을 진정한 신앙이 되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동북아시아, 특히 한국불교에서는 불보살에 대한 타력신앙과 화두로 대표되는 참선이란 자력수행의 두 흐름이 꾸준히 공존해왔다. 그런데 흔히들 불보살에 대한 타력신앙은 대중적이고 하열하며, 참선은 상근기가 하는 뛰어난 수행이라는 편견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 책은 자력 속에 타력이 깃들어 있고, 타력 속에 자력이 기반하고 있어 양자가 둘이 아니라 끝내는 성불이라는 같은 방향을 지향한다는 불교 가르침의 본래 목적과 취지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

운주사, 246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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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무엇을 하고 있는가? = 그간 『그대, 돌아갈 곳이 있는가?』 『지금 어디로 가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연작 에세이집을 차례로 출간함으로써 많은 독자들의 혼란한 마음을 힐링해 온 저자가 그 연작을 마감하기 위해 쓴 책이다.

저자는 “인생에서 귀의처란 돌아가서 편안하게 머물 곳, 다시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곳”으로 정의한다.(8쪽) 아울러 그 귀의처가 특별한 장소일 수도 있지만, 공간적 개념을 초월한 사람일 수도 있으며 나아가 신행의 대상 또는 삶의 이상이기도 하며, 이상보다 고귀한 청정한 마음자리라고 한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은 인생길에서 헤매지 않기에, 저자는 책을 통해 관성에 의해 속절없이 인생길을 걷는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가야할 제 길을 찾아가는 방법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 경정 김무생 정사는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와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대학원(문학석사)을 졸업하고, 인도 델리대학교 불교학과(철학박사)를 졸업했다. 위덕대학교 대학원장 및 부총장(총장 직무 대행) 신덕심인당 주교(대전 중앙로 소재) 및 대한불교진각종 교육원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김포 불이정사에서 정진하며 세계 새불교운동을 구상하고 있다.

프로방스, 296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