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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사 화엄경 15권 최초로 일반에 공개
이학종 기자 urubella@naver.com 2015-09-22 (화) 15:02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화범스님)이 2015년 가을 기획전을 9월 23일부터 2달 간 연다. 전시회의 주제는 ‘개운사 아미타부처님께 봉안된 화엄경(華嚴經)의 세계’와 ‘대곡사 불화(佛畵)’이다.
그동안 학계 및 문화재에 관심 있는 이들에 의해 공개 요청이 많았던 보물 제1649호 개운사 아미타부처님 복장으로 봉안되었던 <화엄경>이 최초로 일괄 공개된다. 또한 가장 오래된 대곡사삼화상진영(지공指空·나옹懶翁·무학無學스님의 진영)과 청허당 휴정과 사명당 유정스님의 진영을 함께 전시된다.
11월 22일(일) 까지 2개월, 61일간 진행되는 이번 기획전에는 보물 19점을 포함한 56점의 성보문화재들이 전시된다. 다른 어떤 전시회보다도 귀중한 성보문화재들이 대거 출품되는 것이다.
개운사 목조아미타불좌상의 복장에서 발견된 스무권에 달하는 화엄경은 하나의 불상에서 가장 많은 수량의 화엄경이 발견된 사례이며, 간행시기도 불상 조성 이전인 9~12세기까지 올라간다는 점에서 세상을 주목을 받았고, 복장물 중 화엄경은 불상과 별도로 보물 제1650호로 지정됐다. 이 <화엄경> 20권 중 훼손정도가 심한 5권을 뺀 15권이 최초로 일괄 공개되는 것이다.
개운사 목조아미타불좌상 복장 출토 화엄경 중에는 손으로 직접 쓴 필사본(筆寫本)과 목판으로 찍어낸 목판본(木版本) 화엄경이 함께 봉안되어 있으며, 다양한 번역본이 포함되어 있다. 이 자료들은 통일신라에서 고려시대 출판의 공백을 메워 줄 수 있는 희귀한 자료로 역사적 가치가 크며, 이 전시를 통해 고대(古代) 출판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이다.
경상북도 의성에 위치한 대곡사의 불화들도 매우 중요한 성보들이다. 이 중 삼화상 진영과 휴정, 유정스님의 진영은 눈여겨 볼만하다. 고려말 조선초 사자상승(師資相承) 관계 지공·나옹·무학의 세 스님을 그린 삼화상 진영은 이러한 진영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중요성을 인정받는 작품들이다. 그리고 임란과 호란에서 승군으로 활약한 청허당 휴정과 사명당 유정스님의 진영을 함께 그려 다섯 분의 스님을 모셨는데, 이들은 당시 승속(僧俗)을 막론하고 존경을 받았던 스님들로 조선시대 조사신앙(祖師信仰)의 중심으로 숭앙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삼화상의 진영을 한 폭에 그린 것은 조선 후기(18~19세기)에 나타나는 양식으로, 대곡사 삼화상 진영은 그 중 초기의 작품으로 보인다. 삼화상의 진영과 유정, 휴정의 진영은 수인스님의 작품이고, 담수 스님의 진영은 이 시기(18세기)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작품을 남긴 화승 심겸의 작품이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개운사 화엄경 전시와 함께 예천 용문사의 화장찰해도 등 화엄경과 관련된 유물도 함께 전시된다. 또한 고승 진영과 관련된 작품으로 대표격인 신륵사 3화상 진영도 같이 전시할 예정이다. 또한 봉화 청량사에 있던 화승 심겸의 사경작품도 전시된다.
아울러 ‘개운사 복장 전적과 화엄경’, ‘한국 불교계의 삼화상’을 주제로 10월 5일 오후 2시 부터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정각스님(중앙승가대학 겸임교수), 황인규 교수(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님을 초빙하여 특강도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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