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9월 20일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사진=봉은사 신도회 바로세우기 운동본부 제공)

‘봉은사 신도회 바로세우기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9월 20일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봉은사 주지 원학 스님이 자율적 신도회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봉은사 측은 허위 사실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운동본부는 이날 성명 발표를 통해 “원학 스님의 2년 간 언행은 신도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고, 종단과 승가에 대한 불신을 키웠기에 미래가 암담할 뿐만 아니라 승가 화합에 큰 장애가 될 것이기에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연임에 집착하는 원학 스님의 의도를 그대로  수수방관한다면, 그것은 봉은사의 역대 조사와 주지 스님, 불자들에게 큰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게 “이 같은 실체를 알고도 두둔하고 연임을 허락한다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원학 스님의 임기가 끝나면 모든 것을 내려놓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운동본부는 앞서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신도 운영위원회는 봉은사 신도회의 자율적 운영과 발전을 논의하기보다 원학 스님의 요구에 의해 두 차례에 걸쳐 신도들을 제명하기만 했다”면서 “조계종의 대표적 사찰인 봉은사의 위의와 사찰 사부대중의 여법한 활동과 운영을 위한 신도회를 잃지 않기 위해 이 같은 운동본부를 구성해 기자회견과 규탄 집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전후로 봉은사 일주문 앞과 조계사 일주문 맞은편에서 ‘봉은사 사찰관리인 원학스님의 자율적 신도회 훼손 규탄 집회’를 두 차례에 걸쳐 동시 개최하기도 했다.

운동본부는 추석 연휴를 제외한 매주 일요일 원학 스님 연임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조계종 총무원으로 9월 22일 청원서를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봉은사 관계자는 앞서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부 특정 신도에 의해 봉은사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으나, 25만 명의 신도 가운데 15명이 일방적인 주장을 펴고 있어 그동안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법당 문 앞에서 법회를 방해한 경우도 있어 신도들이 동요하지 않고 오히려 왜 저렇게 놔두느냐고 항의성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반박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러한 일방적 주장은 주지 스님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원학 스님에 대한 불신의 이유로 “우월적 위치에서 편법을 이용해 신도들을 제명하고 형사소송을 일삼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봉은사는 반박했다. “문제의 신도는 신도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연등조직을 사조직화해 사중 일들에 시시비비를 했으며 선량한 신도들을 선동하고 명예를 실추시킴은 물론 스님들에 대한 공경심은 추호도 없는 비불자로서 사찰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주지를 비롯한 스님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끼친 사실이 있어 본인에게 직접 고지, 전화 문자로 통보, 사중에 게시 공고해 제명했다” 고 밝혔다.

성명을 통해 종루공사 등 불필요한 불사를 독단적으로 실행해 예산을 낭비했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 봉은사는 “종루에 빈 공간을 활용해 전통 찻집을 마련, 외국인과 신도와 방문객의 템플스테이 전통문화 체험에 다도를 활용하고자 종단으로부터 승인을 얻어 개관,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음에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종루를 신성시해야 되는데 웬 찻집이냐’면서 신도를 선동하고 데모를 한 사실과 유인물을 배포한 뒤 참회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전통문화체험관으로서 종루 찻집을 개관하면서 고려한 바도 없는 유료화 운운한 것은 엄연한 허위 사실”이라면서 “현재 종루 찻집은 찻값의 지불을 요구한 일도 없거니와 자율 보시함을 두고 자발적 시주를 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재정은 종헌종법과 총무원의 종무지침에 따라 적법하게 공정히 운영하고 있음에도 악위적 허위 사실을 언론에 알리는 등으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홈페이지 리뉴얼 문제로 기존 게시판 대신 다른 광장을 통해 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를 알고 있었음에도 소통을 막았다고 주장하는 등 근거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