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종 기자
urubella@naver.com 2015-09-03 (목) 13:54스님들의 영어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글로벌 시대에 포교사로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영어 구사능력은 필수적 요건이다. 한국불교가 미주포교를 수십 년째 해오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제일 원인은 영어로 말할지 못하는 데 있다. 조계종 교육원은 영어 하는 스님들을 양성하기 위해 국제불교학교 설립 등 다양한 시도를 기울여 왔다.
이번에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 스님)이 그 일환으로 마련한 행사가 ‘조계종 학인 외국어스피치대회’다. 스님들을 대상으로 영어 말하기 경시대회를 여는 것이다. 물론 단순하게 말만 하는 것을 측정하는 대회는 아니다. 음악, 동영상, PPT 등을 활용하여 다채롭고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곁들이면 더 좋다. 능통한 언어실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각자가 가진 영어실력으로 얼마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쉽고 재미있게, 효과적으로 전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교육원이 주최한 염불대회에서 비구니 스님들의 랩 염불이 화제가 되어 프랑스에까지 알려진 것처럼 이번에도 어떤 기발한 퍼포먼스가 출현할지 자못 기대가 된다.
조계종 교육원은 9월 2일 한국불교 세계화와 학인스님들의 국제자질 향상을 위해 개최하는 제1회 조계종 학인 외국어스피치대회에 개인 45명, 단체 13팀 등 총 166명의 학인스님들이 출사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예선은 오는 9월 15일 오전 10시 조계사 경내에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열린다. 개인부문에서 영어 27명, 일본어 8명, 중국어 7명이 경합을 벌이며 단체부문에서는 영어 12팀, 중국어 1팀이 실력을 겨룬다. 비경쟁 부문으로 마련된 ‘한국어’ 부문에는 3명의 외국인 스님이 참여한다.
개인은 5분, 단체는 10분 동안 사진이나 음악, 동영상, PPT 등을 활용해 자유롭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단체의 경우 연극 형태의 공연도 선보일 예정이다.
심사위원으로는 해당 언어별 원어민과 전문가, 스님 등이 참여해 외국어 표현능력(발음, 내용 전달력)과 불교적 내용성, 창의성, 대중성(호응도) 등을 평가한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명예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예선을 거쳐 선발된 개인 9명, 단체 5팀은 10월 14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본선을 치르게 된다. 개인과 단체 대상(총무원장상) 수상자에게는 3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교육부장 진각스님은 “교육원은 지난 2012년 승가대학 표준교과과정에 필수교과목으로 ‘영어’를 지정한데 이어 중국어, 일본어 등도 선택과목으로 지정해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번 외국어스피치대회는 학인스님들이 그간 갈고닦은 외국어 실력을 드러내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교육원은 ‘학인 외국어스피치경연대회’와 ‘조계종학인 염불시연대회’를 격년으로 번갈아가며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