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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주지 한암 정수 스님은 “삼보정재를 지키고 우리 문화유산을 잘 보호하기 위해 『봉선사 본말사지』를 펴냈다.”고 말했다.

“저의 스승(운경 스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승(僧)은 언제나 호삼보(護三寶) 호가람(護伽藍)하면서 홍법(弘法)중흥불사를 마음속 깊이 새겨 게으르지 말라.’ 그런데 간혹 선사 스님의 은혜를 망각하고 삼보정재를 가볍게 생각해 손상을 입히는 무리가 생겨나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하는 일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주지 한암 정수 스님이 최근 펴낸 『봉선사 본말사지』(조계종충판사) 간행사에 남긴 말이다. 스님은 삼보정재를 잘 지키고 우리 문화유산을 잘 보호하여 불일(佛日)이 더욱 빛나게 하는데 본말사지 간행의 가장 큰 이유가 있다고 했다.

봉선사는 작년에 정수 스님의 발원에 따라 사지편찬을 위한 편집위원회를 구성했다. 주지 스님(간행위원장)을 필두로 봉선사 총무국장 가산 선우 스님(부위원장), 봉선사 연꽃유치원장 향성 지환 스님과 봉선사 교무국장 이웅 남림 스님(이상 편집위원), 능엄승가대학원 연구원 석산 법등 스님(교정위원), 능엄승가대학원 학감 취봉 정원 스님(편집위원장) 등이 동참했다.

봉선사는 문도총회를 열어 위원회 구성 인준을 받아 교구의 힘을 모아 재원을 부담키로 했다. 1 년여에 걸친 조사‧취재를 통해 소속 본‧말사 90여 사찰의 현황을 집대성했다.

원색의 전 2권으로 발간된 이 책은 총 800여 쪽에 이르는 두툼한 분량이다. 사지에는 봉선사와 산하 말사들의 소재지‧연혁‧건축현황‧성보 문화재현황‧재산현황‧문화재와 사찰 전경사진 등을 실었다.

편집위원들은 구비나 전적 등을 통해 전해내려 오는 사찰의 역사를 종합‧정리했다. 무구한 역사 속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각과 도량에 봉안된 성보의 현황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냈다. 관련 연구자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초자료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가람의 전경과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성보의 사진을 덧붙여 가람의 역사에 관심 있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한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봉선사의 이번 사지 발간은 근세에 들어 세 번 째다. 88년 전인 1927년 홍월초 스님의 원력으로 안진호 스님이 편찬한 『봉선사 본말사지』는 사실상 불교계 최초의 본말사지였다. 한문 문장 혹은 한문 현토(懸吐)로 되었고, 24개 사·암이 수록됐다. 50년 뒤 월운 스님에 의해 1977년 국한문 혼용의 편집으로 『봉선사 본말사지약지』가 출간됐다. 여기에는 64개 사암과 포교당 1개소가 수록됐다. 이후 38년 만에 다시 『봉선사 본말사지』가 출간되면서 봉선사는 25교구 소속 본‧말사의 역사와 현황을 담은 세 번째 도서를 갖게 됐다.

본말사지의 출간은 1994년 『직지사 본말사지』가 편찬된 이후 2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정수 스님은 “아직 본말사지를 펴내지 않은 사찰이 많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스님은 “더 늦기 전에 삼보정재와 문화유산이 손실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지 편찬을 서둘러야 한다.”며 다른 사찰의 본말사지 출간을 독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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