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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불교도의 민족 화해의 염원을 담은 남북공동발원문 채택이 불발됐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자승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는 8월 15일 오후 1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광복 70주년 조국통일기원 8.15 남북불교도 동시법회’를 봉행하며 남북공동발원문이 채택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법회를 주관한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지홍 스님, 이하 민추본)의 사무총장 진효 스님은 이날 법회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공동발원문 채택이 무산됐다”면서 “광복 70년을 맞아 기대가 커졌으나 매년 발표돼오던 8.15 남북공동발원문조차 채택하지 못한 것이 지금의 남북관계의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는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민추본 본부장 지홍 스님은 이날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낭독했다. 이 입장문은 앞서 8월 6일 9개 불교계 단체들로 구성된 ‘광복 70주년 8.15준비 불교단체 연석회의’가 발표한 입장문 일부를 수정한 것이다.

지홍 스님은 입장문에서 “정부가 분단 70년을 맞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선제적․적극적 대북통일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주장했다. 
 
지홍 스님은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는 상호 신뢰이므로, 남과 북이 상대를 자극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정치, 군사적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면서 정부에 선제적 조치 실행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인 5.24조치를 과감히 해제하고, 대화와 교류를 재개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가오는 광복 70년, 분단 70년 8.15를 남북관계 개선의 획기적 전환의 계기로 만들도록 남북 간 특사교환을 포함한 고위급 만남과 대화를 복원해야 한다면서 통일은 우리가 원하고 실천할 때만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은 종단협 회장 자승 스님을 대신해 낭독한 봉행사를 통해 최근 몇 년 간 갈등과 대결 관계가 된 남북관계가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광 스님은 “불자들이 합심해 공존과 상생의 정신으로 분단의 아픔과 불행을 해소하고, 민족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며, 이 땅의 통일정토를 구현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법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며 불교계를 비롯한 종교계 등 민간과의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법회를 계기로 한반도가 화해와 평화, 희망이 넘치는 세상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국회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축사에서 “앞으로 북한과의 정치․문화․사회 협력을 확대해야 하고 불교의 가르침처럼 북한과 마음으로 하나가 돼 어려움을 나누고 희망의 불씨를 키워가면서 통일을 위해 한 걸음 한걸음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창복 ‘광복 70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 상임대표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면서 대화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겨레의 평화통일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회는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지홍 스님 등 종단협 소속 스님 등 사부대중 1백여 명이 동참했으나, 자승 스님과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은 불참했다.

통일을 기원하는 타종을 시작으로 진행된 이날 법회의 참석 대중들은 대한불교소년소녀합창단과 정행 스님의  ‘우리의 소원은 통일’ 과  ‘그리운 금강산’  축가를 들으며 경색된 남북관계가 개선돼 하루 빨리 통일이 이뤄지도록 기원했다.

한편 민추본은 조선불교도련맹 중앙위원회(위원장 강수린)도 15일 평양 광법사에서 광복 70주년 조국통일기원 8.15 남북불교도 동시법회를 봉행한다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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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된 남북불교도 동시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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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입장문을 발표하는 지홍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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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을 대신해 봉행사를 낭독하고 있는 춘광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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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원하고 있는 홍파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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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의 말을 전하고 있는 나경원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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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를 발표 중인이창복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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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중인 홍용표 통일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