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케이블카 추진과 관련하여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 스님은 “박근혜 정부는 설악산 개발계획을 폐기하고 불교계는 적극적인 반대활동으로 자연환경과 산지보호에 앞장서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보내왔다. 법응 스님은 지난 2008년 7월 1일 불교사회정책연구소는 “전국 명산 케이블카 설치 대책 안”이라는 자료집을 발간해서 전국 사찰과 정부기관에 배포했으며,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국 명산의 케이블카 설치의 문제점을 알린바 있다면서 근래 박근혜정부가 설악산 대청봉 정상 인근에 4성급 산악관광호텔과 레스토랑 등 숙박⋅휴게시설을 추진하고 현재 양양군이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오색케이블카와 연계하는 것은 영산 설악산의 자연생태 및 문화유산환경을 파괴하며 그로인해 인문학적 가치도 훼손하며, 또한 전국에서 추진 중인 10여 개소 이상의 케이블카 설치에 급발진 현상을 유발케 해서 그나마 현존하는 명산을 파괴할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편집자

박근혜 정권은 영산(靈山) 파괴를 중지하라

설악산 정상부에 4성급 관광호텔 추진

박근혜정부가 설악산 대청봉 정상 인근에 4성급 산악관광호텔과 레스토랑 등 숙박⋅휴게시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현재 양양군이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오색케이블카와 연계하는 것으로 그동안 국립공원 케이블카 반대운동을 벌여온 시민사회 환경단체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자들의 이목이 ‘종단개혁과 서의현 전 총무원장 재심 결정’을 의제로 한 조계종 100인 대중공사에 집중되어 있던 7월 2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는 <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케이블카범대위)>가 주최하는 ‘케이블카 반대와 산지관광정책 철회를 위한 400인 선언’이 있었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생명의 산을 위한 400인 선언문』을 통해 “산양을 비롯한 수많은 멸종위기야생생물들의 서식처이자 5개의 보호구역으로 보호받던 설악산이 뚫리면 국립공원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산은 모두 무너지게 됩니다. 케이블카를 관문으로 개발광풍은 우후죽순처럼 일어날 것입니다.”라고 우려를 표하면서 정부에 관광을 앞세운 난개발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사업 산지관광개발 연계 목적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 일괄완화 언급 이후 진행 급물살

논란이 되고 있는 오색케이블카는 강원도 양양군에서 2012년과 2013년 각각 두 차례에 걸쳐 오색과 대청봉 인근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사업의 승인을 요청했다가 상부정류장이 대청봉에서 너무 가깝고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환경부 심의에서 매번 부결되었던 사안이다. 그러나 양양군은 이에 멈추지 않고 2015년 4월 29일에 케이블카 노선을 양양군 서면 오색그린야드 호텔 인근의 하부정류장에서 설악산 끝청의 상부정류장까지 약 3.5㎞ 구간으로 수정한 안으로 다시 제출하여 논란을 촉발시켰다.

양양군이 제출한 이 세 번째 사업계획은 올해 들어 급물살을 타듯 진행되어 왔다. 이 배경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

2015년 5월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산으로 간 삽질, 산지관광특구와 케이블카사업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새정치연합 울산시당이 주최한 토론회가 열렸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토론회에 참석했던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관계 부처 의견을 조회하고 있는 상황”이고, “정해진 내부 방침은 없으며”, “1, 2차 때처럼 가이드라인과 검토 기준에 맞지 않으면 부결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지난해 2014년 8월 박근혜 대통령이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참석하여 “산지관광특구제도를 도입해 산지 개발을 막아놓은 규제를 일괄 완화”하겠다고 하고, 이어 10월에 강원도 평창을 방문하여 “평창올림픽에 맞추어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조기에 추진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직접 피력하면서 설악산 산지관광개발 사업은 가히 속도전을 방불하리만큼 빠르게 진행되어 왔다.

8월 1일자 <미디어오늘>은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박 대통령 형부가 45년 독점”제하의 기사에서 “설악산과의 악연인가. 박정희는 유신 선포를 얼마 안 남긴 1971년에 사위인 한병기(82) 씨에게 외설악의 정상인 ‘권금성’으로 왕복하는 삭도(케이블카)를 내주고 독점 운영하게 한다. 한병기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첫 번째 부인 고 김호남씨와 사이에서 낳은 박재옥씨의 남편이다”라며 박대통령 가와 설악산 개발에 얽힌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공포에 가까운 박근혜정부 하의 경제지표
국가위기 시마다 무능과 무책임 되풀이 사회 악영향 부채질
경제위기 타개책이 명산 개발? 최악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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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의 우려와 논란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올해 7월 8일 서울 불광동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서 『자연공원(국립⋅도립⋅군립공원) 내 삭도(케이블카) 설치 관련 공청회』를 연데 이어, 7월 14일엔 환경부 과천청사에서 ‘국립공원 삭도 시범사업 선정 공청회’를 강행하였다. 당연히 시민환경단체의 강력한 반발이 뒤따랐다. 전국 환경단체 연대체인 <한국환경회의>와 <케이블카범대위>가 당일 공청회 강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체들은 “향후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설악산지키기 선언운동을 펼쳐나갈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설악산에 빨랫줄 같은 거 하나 치는 걸 가지고”

그리고 7월 27일 <미디어 오늘>에 “설악산 정상인근에 관광호텔 추진, 환경파괴 불가피”라는 제하의 기사가 올라오고, 바로 다음날 7월 28일 설악산 개발 찬성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새누리당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마련한 『2015 친환경 케이블카 국제심포지엄』이 열리면서 이후 시민사회에 격랑을 예고하였다. 이 심포지움에서 메인 발제를 맡았던 정주현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은 “4백만 제곱킬로미터 설악산에 몇 킬로 정도의 빨랫줄 같은 거 하나 치는데, 그게 그렇게 문제가 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한바, ‘영산 설악산’이기에 한올의 명주실이라도 함부로 걸쳐서는 안 된다.

친환경 케이블카? 권금성을 보라!

케이블카가 어떻게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지는 이미 설치되어 있는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가 잘 증명하고 있다. 설악산 소공원에서 권금성까지 오르내리는 이 케이블카로 인해 권금성은 현재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 살 수 없는 불모의 산이 되었다.

그동안 <한국환경회의>와 <케이블카범대위>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환경부의 심의 과정에 줄곧 의혹을 제기해 왔다. 양양군이 제시하고 있는 계획안과 자료들이 합리적이고 타당한지 충분히 따져볼 수 있는 시간도 주지 않고 공청회를 비롯한 진행과정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 온데다, 해당 사업을 검토하는 환경부의 민간전문위원회에 케이블카 사업자의 이익단체인 삭도협회 관계자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케이블카를 찬성하는 인사가 유일하게 민간전문위원과 국립공원위원을 겸직하고 있어 심의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었다.

설악산 국립공원 산양, 삵, 담비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처
유네스코가 5개의 보호구역으로 겹겹이 지정하여 보호하는 이유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설악산은 생태⋅문화적 가치의 그 탁월함이 국제적으로도 인정되어 ‘유네스코 인간과생물권계획’으로 지정된 우리나라의 대표 국립공원이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산양을 비롯하여 수달, 담비, 삵,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자연생태계의 최후의 보루로 일컬어지는 곳이다. 이 밖에도 설악산은 백두대간보호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 총 5개의 보호구역으로 겹겹이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자연경관이 뛰어나 어느 곳보다 특별히 더 보호할 가치가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디어 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설악산 정상부에 관광호텔 등 숙박⋅휴게시설을 짓는 이 무모한 산지개발사업은 박근혜정부가 소위 창조경제추진단과 강원도 등 지자체, 그리고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의 협력과 지원을 받아 추진한다. 지난 7월 16일 국회 헌정기념관 강당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지속성장 방안 마련 세미나』에서 처음 그 계획과 그림이 발표되었는데,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언론사 관계자들이 세미나 주최측으로부터 엠바고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세간에 뒤늦게 소식이 전해진 경위를 짐작하게 한다.

사회 취약계층의 곤궁한 처지 개발주의자들의 명분쌓기에 이용하는가
실거주지에서의 이동권 확보부터 제대로 하기를

보도에 따르면 전경련은 설악산 관광개발 사업을 하는 명분의 하나로 “(현재의 대피소 등) 공간이 협소하고 시설이 열악해 여성 및 외국인의 이용이 어려우며 쾌적한 휴식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 논리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가 한 토론회에서 “장애인, 노인들, 사회적 약자들, 이런 분들한테 관광 기회를 확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케이블카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 장애인 등 우리나라의 사회 취약계층은 자신들이 생활하는 실거주지에서조차 제대로 이동권을 확보 받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생활에서의 기본적인 편의와 이동권조차 확보해 주지 못하면서 사회 취약계층의 곤궁한 처지를 개발주의자들의 명분쌓기 도구로 삼는가, 하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일본과 중국 제외하면 한 나라에 1~2개 정도
감소 또는 폐지가 세계적 추세

세계적으로 국립공원의 케이블카는 일본(40개)과 중국(15개)을 제외하고는 한 나라에 한 두개 밖에 없다고 한다. 미국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아예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국립공원에 1960년대에 설치된 것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으나, 그나마 1990년대 이후부터는 많은 공원이 운행을 중지하거나 폐기하고 있다고 한다.

<미디어 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설악산 산지관광 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7월 16일 세미나에서 강원도 정선의 가리왕산에 스키장 및 MTB(산악자전거) 코스, 횡성 덕고산이나 평창에 산악 밀리터리 테마파크 등과 연계 개발하는 안도 제시되었다고 한다. 또 이날 발표를 맡았던 이승철 창조경제추진단 단장이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등 우리나라 대표 명산들을 산지관광특구로 지정, 쉬는 방식, 즐기는 방식, 접근하는 방식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며 관련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강원도는 관련법이 재정비되면 곧바로 설악산 산 정상에 숙박시설을 짓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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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 요구 묵살하는 대통령과 지역정치권 2016년 총선을 겨냥하는가!
토건카르텔에 또 다시 희생되는 자연과 지역사회

보도에 따르면 설악산 정상부에 호텔을 짓는 이 무모한 계획에 대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찬성했다고 한다. 눈치 빠른 이들은 이것이, 국내외적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의 분산 개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으며 높아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박근혜 대통령과 강원도 정치계가 평창 단독 개최를 맹렬하게 고집하는 배경과 맞물려 있다고 지적한다. 내년 2016년 4월에 총선이 있다. 작금의 산지개발사업이 단순한 경제위기 타개책으로 추진되는 것이 아님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지역주민들은 어떨까? 갈등 양상은 이미 시작되었다. 늘 그렇듯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발목이 잡힌 주민들 일부가 지난달에 세종시 정부청사와 과천청사를 번갈아 방문하여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는 소식이다.

썩어가고, 떼로 죽어 떠오르고, 정체모를 생명체가 소리 없이 번성하고, 가뭄에는 하등 도움이 안 되는, 국민의 2/3가 반대하던 사업을 밀어붙인 결과 이 나라의 4대 강이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지 하루하루 우리는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 이 무지막지한 공사에 국민의 혈세 수십조가 투입되었다. 그리고 다시 그 후유증을 감당하느라 지금 이 순간에도 상상하기조차 버거운 엄청난 국민 세금이 하릴 없이 버려지고 있다.

4대강 사업 국정조사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언젠가는 기필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증인석으로 불러내고 말 것이다. 그리고 엄중히 따지고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이 국민적 여론을 그저 지나간 한때의 불만이었을 뿐이라고 가벼이 여기지 않기를, 4대강의 오늘을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진심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란다.

지역 경제, 경제위기를 볼모로 잡은 개발마피아, 토건카르텔의 뻔뻔한 삽질이 이제 산으로 향하고 있다. 불교, 무엇을 할 것인가.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