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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스님들이 3일 오후 경찰의 진입 거부로 종로구 사간동 태고종 청사에 진입하지 못한 채 청사 입구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기대됐던 태고종 총무원 청사 개방이 실패로 돌아갔다.

태고종 총무원 측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3일 오후 총무원 청사 개방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서로에 대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타혐점을 찾지 못했다.

비대위 측인 태고종 중앙종회 부의장 자운 스님은 총무원측 대표자로 협상 테이블에 나온 스님을 인정하지 않았다. 총무원장 도산 스님이 위촉한 일부 종무위원과는 대화할 수 없다고 했다. 종무위원은 총무원법에 따라 중앙종회의 임명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총무원 측 종무위원 법담 스님은 종무행정의 권한을 종무위원들이 위임받았다며 종도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청사 개방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법담 스님은 “도산 스님은 교구종무원장들에게 인사와 행정 등 총무원장 권한을 모두 위임했다. 11월 새 종회가 구성되면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도광 스님(전북교구종무원장)은 “중앙종회 동의를 안 받았다고 하는데 국무총리 서리가 있듯이 우리는 종무위원 서리이다. 비대위는 법원이 불법단체로 판결했지만 존중 차원에서 협상테이블에 같이 앉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사 개방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 비대위원장, 중앙종회 의장, 호법원장 연명으로 “청사 개방에 동의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가 7월 28일 발표됐기 때문이다.

성명은 총무원 측이 임명한 종무위원들을 “종법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불법 임의집단”이라며, “언론에 종무회의, 중앙종회, 호법원이 합의해 8월 3일에 총무원 청사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 종무회의는 불법단체로서 3부기관을 대표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태고종은 총무원장 퇴진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어오다 지난 1월 비대위 스님들이 청사를 기습 점거하면서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후 총무원 측과 비대위는 당분간 총무원청사 진입을 삼가기로 합의해 청사 공백 상태가 계속돼왔다.

한편 총무원 측 법담 스님은 “현재 경찰을 상대로 총무원 청사 진입을 막지 말라는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면서 8월 중순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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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간동 태고종 총무원 청사 앞에서 청사 개방 문제를 놓고 총무원 측과 비대위 관계자들이 취재진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