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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재심 판결은 종단 위기 표출의 일부로, 불교를 걱정하는 사부대중의 목소리를 결집시키고 깨어있는 불자의 외연을 확대해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7월 16일 서울 안국동 걸스카우트회관 10층 강당에서 열린 94년 불교개혁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의 제1차 토론회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들에 의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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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지지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날 '94년 불교개혁의 의미와 남겨진 과제'란 주제 발표에서 "견지동 45번지가 불교의 모든 것일 수 없고, 권승들이 1700년 한국불교 역사를 대표할 수 없지만 종단이 개혁종헌을 계승해 개혁을 실현하겠다며 대중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감시할 필요가 있다"며 "지적과 비판은 불자들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94년 종단 개혁은 종회나 제도권이 아닌 제도권 밖의 학인, 재가자 등 사부대중이 이뤄낸 '아래로부터의 혁명'"이라면서 "그럼에도 통합종단은 출범 이후 정부의 지원금과 권력에 기대 의존형 종단 운영의 행태를 보이며 비자주적 불교로 변질돼 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5대 지표 3대 과제는 당시 우리 불교가 개혁을 열망하며 꿈꿔왔던 한국불교의 총체적, 집단적 꿈과 의지를 담은 것"이라면서 "재가자는 개혁 5대 지표를 생활 속에서 구현하고 비구 독점의 왜곡된 종단 권력을 혁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방법으로는 민주적으로 운영하지 않는 조직이라면 거부하고, 청정한 교단이 아니면 보시하지 말 것을 꼽았다. 또 비구승가가 바르지 않다면 지도력을 인정하지 말 것과 공양, 의례, 지도도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재가자는 미래 한국불교의 책임 있는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 굳건한 연대를 만들어 승가의 어느 부분을 지지하고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고, 승가가 스스로 자정을 할 수 없다면 국민 차원의 운동도 전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공동대표 법인 스님(대흥사 일지암)도 '2015 서의현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란 주제 발표에서 "앞으로 개혁회의 5대 지표를 교묘히 무시하는 행위가 예상된다"며 "반드시 서의현 재심 결과 저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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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스님은 "지금 승려대회 때 멸빈됐는지 여부를 논할 때가 아니다"고 일축하면서 "서의현 재심 파동은 개혁회의 21년 간 또 다시 누적된 모순들이 분출된 사건"이라고 정의 내렸다.
 
스님은 청정교단의 구현, 종단 운영의 민주화, 불교자주화 실현 등을 주창하고 있는 개혁회의의 5대 지표가 현재 여전히 유효하기에 감시와 비판도 중요하지만 전국의 불교를 걱정하는 출재가자의 목소리를 가시화시키고 대안을 제시해 총무원에 전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재가자들을 중심으로 정법 수호 스님들에게 공양을 펴고, 정법을 펼치지 않는 사찰에 공양거부 운동을 펼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분노와 미움을 표출시켜서는 공감을 얻을 수 없다면서 그 과정은 불교적 방식을 따를 것을 강조했다.
 
또 독재의 횡행을 막기 위해 출재가자들이 꾸준히 정법불교의 신행활동을 하며 깨어있는 불자의 수를 늘리며 외연을 확장시켜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설법연구원장 동출 스님은 "절대로 모래를 쪄서 밥이 될 수 없다"면서 "승려정신을 잃고, 승려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종단의 신뢰를 받는 스님들을 앞세워도 (제가 보기에) 자정능력이 없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만일 94년도 5대 개혁과제가 잘 이뤄졌다면 현재 의현 전 총무원장 복권이 가능한 자비문중이 됐을 것"이라면서 "범계문제가 횡행하는 현재 이 자리에서 의현 전 총무원장의 복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은 94년 정신이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기에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 의현 스님 문제만을 볼 것이 아니라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나게 될 때까지 깨어있는 불자와 승가가 적었던 점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복연 종교와젠더연구소장이 진행한 이날 토론회에는 김경호 지지협동조합 이사장과 참여연대 공동대표 법인 스님(대흥사 일지암)이 발제자로, 설법연구원장 동출 스님, 박호석 삼보법회 이사장, 우희종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한편 비대위는 지난 13일부터 서의현 조계종 전 총무원장의 복권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