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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 발랄 동자승 마음일기 = 작년 7월 중국에서 출간된 직후 중국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던 불교만화다. 불이사(不二寺)에 사는 동자승 셴얼의 좌충우돌 절집 일상을 94편의 만화에 재미있게 담았다. 

저자 쉐청[學城] 스님은 중국불교협회 회장이자 베이징에 위치한 용천사의 주지다. 스님은 불교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동자승 셴얼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중국의 대표 SNS인 ‘웨이보’에 올리고 있다. 이 웨이보 계정의 팔로워 수가 무려 30만 명에 이른다.

동자승 셴얼은 아직 수행이 덜 익어 천방지축이다. 날마다 벌이는 사건 사고, 셴얼을 웃고 울리는 도반과 신도들, 진지하면서도 짓궂은 스승의 캐릭터가 절집을 배경으로 한 시트콤을 연상케 한다.

다행스럽게도 셴얼은 모르는 게 있으면 ‘모른다’고 솔직히 말할 줄 안다. 경전 공부나 생활면에서 자신보다 나은 도반을 보면 스스로 반성할 줄도 안다. 무엇보다 불교의 참뜻을 알고자 하는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자칭 ‘일등 수행자’다.

이러한 연유로 셴얼은 날마다 스승에게 묻는다. 동자승 셴얼이 천진한 얼굴로 불법(佛法)을 구할 때마다 스승은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셴얼이 어리석은 상념에 젖어 허송세월을 보낼 때면 따끔한 질책을 던지기도 한다.

불이사를 찾아온 사람들이 셴얼이나 그의 스승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괴로움의 원인이 사실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사람이나 물질에 대한 집착, 비교하는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때문임을 알게 된다.

책장을 덮은 뒤에도 셴얼과 스승의 말을 잊지 않고 살아간다면 마음속 번뇌와 집착을 버릴 수 있지 않을까. 비워진 마음자리에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자유와 평화가 깃들 것이기에.

담앤북스, 240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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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라 미술 = 세계적인 간다라 미술 권위자인 서울대 이주형 교수의 열정과 학문적 성과가 응축된 간다라 미술 개설서이다. 또한 명실공히 국내 유일의 간다라 미술 입문서이다. 2003년 초판이 발행됐고, 12년 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고대 도시의 흔적을 답사하며 간다라 미술의 시원을 추적하는 지은이는 감상적인 서술은 피하고, 간다라 미술 세계를 객관적ㆍ심층적으로 살피면서 그간 미술사적 측면에서 평가되던 불상을 종교적ㆍ사회적 의미로 확장시켜 분석했다. 또한 붓다와 보살 외에 간다라 미술에 등장하는 여러 신들의 이야기를 간다라인의 문화와 생활상과 엮어 소개하는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간다라 미술의 맥락을 깊고 넓게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번 책에서는 일차적으로 초판의 오류를 바로잡고 표현을 일부 바꾸었으며, 그간의 새로운 학설과 현지의 지리적·사회적 변화 등을 반영했다. 또한 더욱 질 좋은 도판으로 교체함과 동시에, 보다 새롭고 편안한 디자인으로 독자들에게 가깝게 다가서고자 하였다.

개정판에는 파괴되기 전의 바미얀 석불을 비롯하여 쉽게 찾아보기 힘든 간다라 미술품 사진 270여 장이 실려 있다. 필자가 직접 답사하고 촬영한 간다라 지역의 전경과 간다라 지역 박물관에 소장된 유물들은 보다 생생하고 정확하게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이 책에서는 간다라 미술의 대표 유물인 불상과 보살상, 붓다의 본생과 마지막 생을 다룬 불전 부조, 설법 자세의 붓다를 묘사한 삼존상과 설법도, 그 밖에 불교와 관련되거나 힌두교나 그리스계에서 불교로 습합된 다양한 신들을 주제로 한 상 등, 간다라의 최고 미술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알렉산드로스의 동방 원정 경로, 간다라와 그 주변을 보여주는 지도는 간다라에 대한 지리적 이해를 돕고, 사당과 사원의 평면도와 조감도는 간다라 미술을 더욱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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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로 된 깨달음 = 책을 펼치면 단 두 행, 압축과 은유라는 코드로 독자를 낯설게 한다. 알 듯 모를 듯 툭 던지는 짧은 첫 구절, 그리고 긴 여백, 두 번째 구절이자 마지막 구절인 짧은 한마디. 김상백 시인이 이 시집의 1부에 엮은 시들의 형식이다.

매우 이례적인, 짧고 간결한 시의 문장은 마치 화두나 공안과 같이 ‘무슨 소리지, 어떤 의미일까’ 하는 의구심을 한 편의 그림처럼 펼쳐낸다. 시의 문장이 이미지나 의미로 쉽게 연결되지 않는 충격적 내용으로 인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나아가 의문에 사로잡히게 함으로써 작자의 시적 의도에 몰입도를 높이는 기법을 활용한다.

물론 시인의 모든 시들이 그렇듯 선적 코드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자신의 <살림살이>를 풀어 놓기도 하고, 몇 년 전 입적한 스승 봉철선사의 <다비>를 통해 제자들 각자가 스승의 사리임을 증명하라는 단호한 결의를 보이기도 한다.

시인의 시들은 화두참구, 참선, 명상 등 불교적 코드가 주류를 이루면서도 곳곳에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시인의 시선이 단순히 종교적 스펙드럼에만 머무르고 있지 않음을 말해준다.

저자는 2014년 계간 『문예바다』 신인상을 수상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미 몇 권의 저서를 통해 불교적 수행과 사유의 경계를 세상에 선보인 바 있다.

운주사, 152쪽,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