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94년 불교개혁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가 7월 9일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심호계위원의 즉각 사퇴와 불신임, 재신호계원 결정에 따른 복권절차 진행 중단 구호를 외치고 있다.

불교계 시민단체들이 9일 ‘94년 불교개혁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출범시키고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재심호계원의 감형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94년 불교개혁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이하 비대위)는 7월 9일 오전 11시 서울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의 출범을 알렸다.

비대위는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대불련총동문회, 대한불교청년회, 민주주의불자회, 바른불교재가모임,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불력회, 삼보법회, 정의평화불교연대, 종교와 젠더연구소, 지지협동조합, 참여불교재가연대, 청년여래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 등 14개 단체로 구성됐다.

비대위는 이날 ‘서황룡에 대한 복권을 반대한다’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해 조계종단의 종헌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재심호계위원의 즉각 사퇴와 불신임, 조계종 집행부의 사과와 재심호계원 결정에 따른 복권절차 진행의 중단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성명에서 “서황룡에 대한 교단의 엄벌은 어용불교의 역사를 허용하지 않고, 물질만능주의의 세속화 물결을 청정지계의 둑으로 막아버리고, 폭력이 아닌 사부대중의 공의에 의한 투명한 교단을 만들자는 약속의 상징이자 시대적 소명의 실천이었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또 “그럼에도 재심호계원이 대중 공의 수렴이나 94년 개혁회의에서 출발한 현재의 조계종 종헌 종법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도 없이, 편법적으로 밀실에서 서황룡에 대한 복권을 뜻한 결정을 내렸다”면서 “94년 불교개혁의 약속을 지켜야 할 종단의 소임자들이 오히려 94년 개혁정신을 후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채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은 이날 발원문을 낭독하며 승가공동체의 법규가 표리부동한 말잔치가 아닌 사부대중이 엄격히 지키는 실참수행이 되고, 스님들과 규율이 있는 종단을 수호하고, 종도로서 자긍심으로 귀의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비대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기자회견 직후 조계종 총무국장 명본 스님에게 전달했다.

비대위는 오는 9일 비대위의 페이스북을 개설하고,13일부터 재심호계원 판결 반대에 관한 광범위한 서명운동에 돌입, 16일  제1차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크게보기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는 이채은 대불련 회장<사진 가운데>.

크게보기

비대위 측이 입장문을 명본 스님에게 전달하는 모습.

이하 성명 전문.

<우리의 주장>

서황룡에 대한 복권을 반대한다

94년의 잔인한 봄, 조계사에 근 한 달간 모였던 사부대중의 염원이 4. 10 승려대회와 4. 13 범불교도대회로 꽃을 맺고 개혁종단을 탄생시켰다.

작금의 종단이나 수없는 세월이 흐른 후에도 존속되어야 할 우리의 교단은 서황룡의 권력욕과 폭력에 드러난 우리의 민낯을 거울삼아 당시 참여한 수많은 사부대중의 염원을 담은 자주적이고 청정한 공동체이어야 한다.

서황룡에 대한 우리 교단의 엄벌은 다시금 어용불교의 역사를 허용하지 아니하고, 물질만능주의의 세속화 물결을 청정지계의 둑으로 막아버리고, 음습한 거래나 폭력이 아닌 사부대중의 공의에 의한 투명한 교단을 만들자는 약속의 상징이며, 시대적 소명의 실천이었다.

종단 역사상 이렇게 많은 대중의 공의가 모여 엄벌을 결의한 사례는 없다.

그럼에도 조계종단의 재심호계원은 아무런 대중 공의의 수렴이나 94년 개혁회의에서 출발한 현재의 조계종 종헌 종법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도 없이, 편법적으로 밀실에서 서황룡에 대한 복권을 뜻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심호계원에 94년 봄 조계사에 모인 수천, 수만 대중들의 염원을 발로 차버릴 권한이 부여된 바는 결코 없다.

물질주의 가치관이 만연한 현실에서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불자들과 국민들에게 세상을 청정하고 온기 있는 수행도량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94년 불교개혁의 약속을 지켜야 할 종단의 소임자들이 오히려 94년 개혁정신을 후퇴시키는 졸속적인 결정을 내린 것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94년 개혁정신의 실천은 여전히 현재의 과제임을 선언하며, 조계종단에 다음과 같이 결자해지를 요구한다.

1. 94년 개혁정신과 대중공의 그리고 조계종단의 종헌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재심호계위원들은 즉각 사퇴하라.

2. 조계종 중앙종회는 재심호계위원들을 불신임하라.

3. 조계종 집행부는 작금의 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재심호계원 결정에 따른 복권절차 진행을 중단하라.

불기 2559(2015)년 7월 9일

94년 불교개혁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대불련총동문회, 대한불교청년회, 민주주의불자회, 바른불교재가모임,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불력회, 삼보법회, 정의평화불교연대, 종교와 젠더연구소, 지지협동조합, 참여불교재가연대, 청년여래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