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와 상원사를 품고 있는 강원도 평창의 문수성지 오대산이 우리나라 청년불교의 중흥성지로 거듭난다.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7월 4일 고려대 불교학생회(이하 고불회), 고불회동문회, 고려대교우회 불교회, 대불련 총동문회 등 관련 단체 대표들이 모여 가진 ‘연화제와 대학불교운동 대담’ 자리에서 “50년 전 오대산 월정사에서 탄허 큰스님의 지도를 받았던 고불회 회원들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지만, 그분들의 원력은 청년불교, 지성불교의 중흥이었을 것”이라면서 “청년층 불교가 극도로 어려움에 처한 오늘날 그분들의 희생 50주기를 맞아 오대산이 상원사 아래 소재한 연화탑을 중심으로 청년불교의 성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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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념 스님의 이 같은 의지 표명은 제50주기 연화제에 참석한 고불회 및 고려대 교우회 불자회, 고불회동문회의 ‘오대산 월정사 청년불교 성지화’ 요청을 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대담 자리에서 고려대 출신 태고종 소속 승려인 법안 스님(논산 안심정사 주지)이 정념 스님에게 ‘고불회 초창기 회원 10인의 유지를 기려 연화탑과 그 주변을 성역화함으로써 오대산 월정사가 청년불교의 성지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고 공식 제안했고 대담에 참석했던 불자들이 한 목소리로 오대산 월정사 청년불교 성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자, 정념 스님이 그 자리에서 흔쾌하게 수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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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탑은 지난 1965년 고불회의 월정사 수련대회 도중 10명의 학생이 오대산 상원사 이래에서 급류에 휩쓸려 희생된 사건이다. 이후 고불회와 고불회교우회 회원들은 5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상원사 아래 연화교 인근에 세워진 연화탑을 찾아 제사를 모셔왔다. 

이날 대담에는 서상욱 당시 고려대총학생회장(63학번). 고불회 창립멤버 이채영 동문(61학번),  고대출신 승려 법안 스님, 탄허스님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최옥화 동문(72학번), 현 고불회 회장 정원식 군,  이연창 동문(73학번), 이건식 동문(78학번) 등이 참석했다. 

이연창 동문은 이날 “연화제가 50년 동안 고대생들의 제사로 유지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50주기를 맞아 연화제가 고불회만의 행사가 아닌 대학생 운동, 청년불교의 중흥의 계기가 되는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고불회 창립멤버 이채영 동문은 “고불회는 창립 당시부터 청담, 능가(불국사), 탄허, 석주, 추담, 무진장 스님 등 고승대덕들이 지도법사를 맡아 지도해온 자랑스런 전통을 갖고 있다”며 “특히 탄허 스님의 고불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남달랐다”고 회고했다.

 
한편 7월 5일 봉행된 연화제에는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을 비롯 한 사중스님들과 고려대 불교학생회원과 동문, 고려대교우회 불자회 회원 등 100여명과 유가족, 백효흠 회장, 박태동 수석부회장등 대불련 총동문회에서 50여명, 대불련 강원지부장 및 회원, 이채원 대불련 회장등 사부대중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연화제에서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법문를 통해 다시금 오대산을 청년불교의 성지로 가꿔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념 스님은 “현재 선재길에 53선지식의 의미를 되새기는 길을 만들려고 한다. 그 길에 연화탑을 넣어 청년불교 중흥의 의미를 되새기는 성지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연화탑 주변이 청년불교 구도성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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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화제 행사를 총 지휘한 고려대 불교학생회 교우회 박재봉 회장은 인사말에서 “50년 전 구도 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이승을 떠난 선배들의 구도정신을 추모하며 후배들이 연화탑 앞에서 그 정신을 새겨 기려온 지도 어느덧 50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선배님들의 정신을 이어서 올바른 구도자가 되기를 서원하고 정신을 이어서 불교학생회를 중심으로 젊은 불자들에게 불법을 전파하는데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연화제에 이어 연화제 50년을 기념하는 세미나가 월정사 법륜전에서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조성택 교수(고려대)가 '우리시대의 부처님'을 주제로, 김광식 교수(동국대)가 '탄허대선사의 불교운동'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주제 발표 후 토론시간에는 대학생불교연합회(이하 대불련)의 운동과 방향을 고민하는 견해가 속출했다. 이들은 대불련 동문 모임이 단지 모여서 회포를 푸는 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대불련 운동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한 한국불교의 새로움을 위한 사상적인 것과 한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대불련이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를 위해 그 옛날 탄허 스님이 그랬던 것처럼 불교미래를 담보하는 자양분이 되는 인재를 키우는 시스템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불교를 과거의 전통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위한 일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불교의 세계관은 나와 이웃, 인류의 유익함을 동시에 파악해야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참가자들은 폭넓은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국사회를 선도할 사상적 통일을 위해 교육체계 정립하는 한국불교의 과제를 해결하는데 대불련이 나서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는 등 뜨거운 열기 속에 토론을 진행했다.
 
각 대학의 불교학생회도 현재의 지도법사 및 지도교수 중심의 형식적인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며  앞으로 통일된 교육 매뉴얼을 만들어 제대로 된 교육 체계 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백효흠 총동문회장은 "청년붓다 운동이 월정사에서 다시 한 번 크게 일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올해 당장 2000만 원을 들여 대불련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행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채원 대불련 회장도 "선후배간 많은 공감대가 형성돼 기쁘다“며 ”다음 기회에 대불련 발전을 위한 더 좋은 자리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세미나를 마친 참석자들은 이어 상원사로 이동 상원사 아래 위치한 연화탑 참배 및 추모행사를 봉행했다. 50주기 연화제 제사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봉원사 영산재 스님들의 영산재 의식으로 엄수됐다. 영산재 의식이 끝난 후 유가족의 인사, 백효흠 대불련 총동문회장과 박재봉 고대불자교우회장의 추도문, 제문 낭독 등의 순서로 제사가  이어졌다.
 
특히 이번 행사를 주도적으로 이끈 박재봉 고불회 교우회장을 비롯해 백효흠 대불련 총동문회장, 이채원 대불련 회장, 정원식 고대불교학생회 회장이 나와 공동 발원문을 낭독했다. 4개 단체 대표들은 발원문에서 "사회에서 불교의 영향력은 하락하고 젊은 대학불자의 수도 많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불교가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올바른 불자의 자세를 다시 마음에 새기면서 참회하는 마음으로 불법을 더 치열하게 공부하고, 깨달음과 중생구제가 둘이 아닌 도리를 실천하고, 젊은 대학불자 양성을 이승의 업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월정사는 고려대 정수민 장윤정 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고대불자교우회와 지속적인 지원과 협력을 모색하는 MOU를 체결했다. 또 고려대 불교교우회와 고대교우회 불자회에서는 지난 50년 동안 연화제를 후원해준 월정사에 감사패를 증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