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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윤회 문제의 연구 = 동국대 교수를 역임한 호진 스님이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초기불교를 연구하며 쓴 박사 학위 논문의 번역본 《무아·윤회 문제의 연구》(민족사)는 1992년 출간됐다. 그 책은 출간 즉시 상당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근현대 한국불교 명저 58선』에 포함됐다. 제목이 같은 이번 책은 그 개정판이다.
 
‘다시 쓰는 머리말’에서 “이 책이 ‘30대의 학생이 쓴 논문’이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알 수 있었다. 여러 부분에서 부족한 점을 발견했다.”는 스님은 상당한 내용을 보충했다. 『우빠니샤드』의 윤회와 해탈, 그리고 초기불교의 무아와 열반에 관한 곳이 처음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우빠니샤드』에 나타난 윤회와 범아일여(梵我一如) 문제에 대해서는 전보다 더욱 깊이 탐구했고, 초기불교 부분은 핵심에서는 전과 동일하지만 더욱 구체적으로 세밀하게 탐구했다.

불교는 영원불변하는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 즉 유아설(有我說)이 괴로움을 발생시키는 근본 원인이라고 보고, 그 근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무아설(無我說)을 설했다. 그러므로 무아설은 불교의 핵심 교리로서 불교를 가장 불교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파불교의 주요 성립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무아설과 윤회설의 양립에 관한 문제였다. 수많은 불교 논사(論師)들 덕택으로 무아·윤회설은 인도의 다른 어느 종교나 철학에서보다 불교에서 가장 정교하게 발달될 수 있었다.

이 책의 제2장에서는 무아설과 윤회설의 양립 문제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먼저 윤회사상의 기원부터 살펴보았다.
 
제3장에서는 초기불교 문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경전인 『아함경』을 중심으로 불교의 핵심교리인 무아설과 윤회설의 의미와 구조, 실천 등을 여러 면에서 고찰했다.

제4장에서는 『나선비구경』의 내용과 성립연대, 경의 성격 등을 통해 『나선비구경』의 위치에 대해 살폈다. 또한 『나선비구경』의 무아와 윤회에 대한 설명과 이 두 교리를 어떻게 양립시키고 있는가에 대해 자세히 고찰했다.

불광출판사, 440쪽,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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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문관 첫 백일일기 = 대구의 도심포교도량 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 회주 우학 스님의 무문관 수행일기다. 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 감포도량 무문관 선방. 우학 스님은 이곳에서 2013년 음력 4월 15일 천일수행을 시작했다. 2016년 음력 1월 15일이 수행 종료일이다.

이 책은 천일(3년) 수행 중에서 문을 닫기 7일 전부터 문을 닫은 후 94일까지의 첫 번째 100일간의 일기를 사진과 함께 엮은 것이다.

무문관 수행은 ‘문이 없는 집’이란 뜻에 비춰 폐관(閉關) 수행이라고도 한다. 보잘 것 없이 작고, 내 뜻대로 문을 열 수도 없는 폐관의 공간임에도 무수히 많은 생명들이 그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모습을 과연 수행자는 어떤 눈으로 보았을까?

저자의 소박한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무료하기만 할 것 같은 폐관의 수행은 결코 무료하지 않다. 오히려 그 어디에 견주어도 더욱 더 치열하다. 비록 문은 닫혔으나 열린 눈과 열린 마음의 무문관 그곳은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한 티끌이 시방세계를 머금듯 대우주의 아름다움과 질서정연함이 펼쳐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도서출판 좋은인연, 216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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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의 지혜 = 『신심명』은 사언절구의 73수로 구성된 선시(禪詩)다. 중국 선종 제3대 조사 승찬이 쓴 것으로, 팔만대장경의 핵심과 불교의 정수가 함축돼 있어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 ‘문자 중 최고의 문자’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유불도를 넘나들며 20년째 동양 철학을 강의하는 저자 김기태는 이 경전의 핵심인 ‘분별을 버리면 마음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메시지에 주목했다. 그는 이를 ‘무분별의 지혜’라 명명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삶의 프레임을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네 삶이 고통스러운 것은 스스로 만들어 낸 기준 때문이라고 말한다. 존재하지도 않는 허구적인 기준을 자기에게 들이대고 요구하며 거기에 맞추려 애쓰기 때문에 삶이 한없이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 고통의 여정을 끝내려면 이분법적인 사고에 근거한 ‘분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완전과 불완전, 좋고 싫음, 옳고 그름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나로 존재하는 힘, 그것이 바로 무분별의 지혜다.

그간 강의를 통해 만난, 삶의 갈림길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와 옛 선사들의 일화, 그리고 논어, 도덕경, 성경 등 동서양의 고전을 종횡무진하며 인문학적 재미와 교양을 함께 선사한다.

판미동, 364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