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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법회는 미래불자 씨 뿌리는 일”

최승천 기자 | hgcsc@hanmail.net | 2015-07-03 (금) 09:11

 

울산 정토사 주지 덕진 스님이 경내 지장전 앞에서 사찰 창건 초기 당시를 회고하고 있다

 

 “불교는 우리에게 참 삶을 살고 완전한 행복과 평화를 위해 지식도, 재물도, 건강도 잘 다스리는 지혜를 증득하도록 가르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이런 지혜와 자비행을 어릴 때부터 배우고 익혀서 평생토록 쓰도록 하는 것이 어린이 불교교육과 법회의 목표입니다.”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장을 역임한 울산 정토사 주지 덕진 스님의 어린이 포교론이다.

 

어린이 포교에 뛰어든 때가 1982년이니 어느새 33년이 지났다. 덕진 스님은 제1회 어린이연꽃잔치가 열린 1986년 5월 1일을 잊지 못한다. 당시 울산지역에서 어린이법회를 여는 곳은 수효사, 해남사, 용안사. 월봉사, 법인정사, 도솔암, 법륜사, 청송사 등 8개 사찰이었다.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장이자 울산지회장인 스님은 어린이날이 있는 5월에 어린이와 스님, 지도교사의 지도로 찬불가 율동, 무용, 연극, 동요 합창과 중창, 기악 연주 등 다양한 예술적 재능에 불교를 소재로 해 잔치를 벌이자는 구상을 했다.

 

지역 사찰들이 공감해 모두 동참한 가운데 장소는 울산종합체육관, 행사 진행자는 코미디언 김병조씨로 정해졌다. 김병조씨는 당시 MBC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의 ‘뽀병이’로 출연해 어린이들에겐 최고의 인기인이었다. 행사장인 체육관의 좌석과 바닥은 물론 마당에 까지 아이들로 넘쳐났다. 6천여 명이 모인 성공적인 행사였다.

 

행사를 위해 스님과 불자들이 성금을 기부했고, 불교용품점과 불교출판사를 운영하는 거사는 아이들용 책받침을 시주하기도 했다. 성황리에 마무리된 행사는 울산지역 어린이법회 지도자들과 어린이들에게 대단한 자부심을 안겨줬다.

 

이날 행사를 참관했던 <월간 대중불교> 우진석 기자는 당시를 이렇게 썼다.
 
‘오늘날 불교가 서구사조의 와류에서 부침하고 있는 요즘 큰 원력을 세우시는 스님들이 계셔서 불교의 앞날은 밝기만 하다. 국내 처음으로 울산 시내 포교원 수효사의 덕진 스님이 미래불교 흥성의 모체라고 할 어린이포교에 앞장서고 계신다는 것은 불교차원에서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며 우리 울산지역 불자들에게는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어린이 불자의 불모지인 울산에서 여러 가지로 애쓰시는 것을 볼 때마다 그 장하신 원력에 감동, 또 감동하면서 이러한 신념을 가지고 교화사업에 정진하시는 스님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관객과 출연진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잔치를 성황리에 치러냈는데 이 모든 것이 다 스님의 지극하신 정성과 어린이포교에 대한 강한 철학의 소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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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에 열린 정토사 어린이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스님의 어린이 포교 원력은 1888년 창건된 정토사로 이어진다. 정토사는 울산광역시 남구 문수로 217번길 울산공원묘원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창건 전 스님은 공원묘지에 안장되는 영가를 위한 왕생극락 염불을 무료로 해 드리겠다고 다니던 중 공원묘원 최한형 사장을 만나게 된다. 이후 전통차 모임을 함께 하면서 스님의 순수함에 감동을 받은 최 사장은 스님에게 공원묘지 가는 길목에 절을 지으려고 봐두었던 터 1천여 평을 선뜻 시주했다.
 
당시만 해도 이곳은 시 조례에서 녹지를 권장하는 지역이라 건축허가가 쉽지 않았다. 스님은 일심으로 100일 관음기도를 했다. 기도 회향 3일 전에 건축허가를 받아 1988년 7월 정토사 창건 신축 기공식을 봉행했다. 40평 규모의 요사채를 시작으로 이후 대웅전, 지장전, 삼천불전, 설법전, 범종각 불사가 잇달아 진행됐고, 2012년에는 정토사 극락원이, 지난 5월에는 대불삼보원이 낙성 개원됐다. 그 사이 절의 부지는 4천여 평으로 늘었다.

 

스님은 수효사 일요법회의 맥을 이어 새 절에도 어린이 법회를 개설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면 정토사 설법전은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로 변했다. 연꽃어린이법회는 정토사 학생회 출신 법우들이 교사를 맡아 진행한다. 어린이법회 회원 부모나 신도회 봉사자들로 구성된 연모회가 연꽃어린이법회를 후원한다. 사중에서는 어린이 불자들을 실어 나르는 차량 운영비와 교사 보시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후원을 바탕으로 어린이법회는 연간 교육 계획안을 마련하고 법회교재와 출석부, 어린이 법요집까지 갖춘 체계적인 법회로 운영된다.

 

 


스님의 다양한 어린이 법회 경험과 원력은 <어린이 법요집> 편찬으로 이어졌다.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장 직을 수행하던 2000년 4*6배판 128쪽 분량으로 초판이 나왔다. 법회 식순, 석가모니부처님의 일생, 우리나라 불교역사, 불교 기본 상식, 사찰에서의 바른 예절 등을 비롯해 30곡의 찬불가가 들어 있다. 

   

어느 곳이나 그렇듯 요즘의 정토사 어린이법회도 전에 비해 규모가 줄었다. 정토사 개원 직후인 1990년대 초 울산지역에선 9개 사찰이 어린이 법회를 열었다. 하지만 지금은 3곳에 불과하고, 동참 인원도 3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결과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2007년 2월부터 4월까지 조계종포교원이 전국사찰 1,886곳을 조사해했는데 이중 10%만이 어린이법회를 개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구 통계상 불교 어린이 인구 660만 명 중 법회 참가자는 5,875명으로 집계됐다.

 

출산율의 급감, 조기 영어 교육 열풍으로 저학년 때부터 학원으로 내몰리는 분위기, 그리고 아이들의 부모세대인 30, 40대 젊은 불자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그래도 스님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스님은 “불교와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여름과 겨울방학 템플스테이에는 100명이 넘게 참석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농부가 밭에 씨를 뿌리듯 어린이 법회를 불자의 씨를 뿌리는 일에 비유했다. “뿌려놓은 씨는 처음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연이 닿은 어느 날 결실을 보듯, 법회와 한번 인연을 맺었던 어린이는 어른이 된 어느 날 반드시 부처님을 찾아올 것입니다.” 

 

◆ 덕진 스님이 들려주는 어린이 법회 지도법 ◆

 

첫째 어린이들에게 많은 교리를 가르치려 하면 아이들이 지루해하고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적은 분량으로 핵심을 확실하고 상세하게 가르쳐야 한다.


둘째, 어린이들의 눈과 귀가 교사(법사)에게 집중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유도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어린이들 전체에게 눈길을 고루 보내고 말의 리듬을 잘 타야 한다.

 

셋째, 법회시간 운영에 있어서 한 가지 내용을 한 지도자가 15~30분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고학년, 저학년, 신입반으로 분반하여 지도하는 것이 좋다.


넷째, 놀이시간을 위해 귀중한 법회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흥미롭고 쉬운 것을 골라서 해야 한다.

 

다섯째, 떠들거나 집중이 안 될 때 부처님 합장하며 조용히 시킬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생소한 ‘옴 남’, ‘옴 치림’, ‘수리수리 마하수리’ 등의 진언을 청아하고 엄숙하게 염불하는 것이 신앙적이요 효과적이다.


여섯째, 법문이 끝날 때쯤에 내용을 정리하여 복창하게 하거나 조용히 다시 경청하게 한다.


일곱째, 어린이들의 질문을 많이 받아주어야 한다.


여덟째, 잘하는 어린이들에겐 칭찬을 해주고 못하는 아이에겐 꾸중보다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고 부처님께 참회하도록 한다.


아홉째, 즐겁게 같이 놀아주는 시간도 자주 가진다.


열째, 불교의 위대함과 신비함(불단, 향, 초, 공양 등)을 자주 가르친다. 용돈을 불전에 올리는 것이나 물품공양을 올리는 등의 보시공양을 가르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지스님과 지도법사와 선생님이 자주 의논하고 대화하며 계획을 점검하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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