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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기록에만 전해진 채 찾지 못했던 고려 문신 이달충(1309∼1385)의 문집 ‘제정집(霽亭集. 사진)’ 초간본이 원주 고판화박물관에서 나왔다.

원주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오는 7월 학술대회를 앞두고 소장 중인 고서를 분류‧조사하던 중 이달충의 문집 ‘제정집’ 초간본을 찾았다고 30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한 제정집 초간본은 박물관이 올해 초 충주 고미술상에서 300여 권의 고서를 대량 구하면서 박물관에 소장됐다.

제정집은 중간본과 후쇄본, 연활자본, 석인본이 남아 있었지만, 초간본은 조선 세종 연간에 이달충의 손자인 이녕상에 의해 춘천도호부에서 간행됐다는 기록만 전해진 채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중간본은 후손 이벽수가 ‘동문선(東文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청구풍아(靑丘風雅)’ 등에서 유문을 모으고 ‘계림세가(鷄林世家)’와 ‘고려사찬요(高麗史纂要)’ 등을 참고해 태백산 부석사에서 간행됐다. 이 중간본은 고려시대의 명문장으로 평가받아 한국고전번역원이 고려문집시리즈로 번역됐다.

초간본에는 중간본에는 없고 ‘동문선’에만 수록된 불교 관련 내용의 ‘나옹화상어록발미’ 등이 담겨 있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던 4편의 글이 추가 확인됐다. 시문은 모두 25편으로 중간본 14편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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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화상과 관련된 내용이 수록돼 있는 제정집 초간본.

경북대 남권희 교수는 이번에 박물관이 찾아낸 초간집은 4권의 중간본과 달리 2권으로 간행됐고, 고려문집 양식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조선 초기의 귀중한 문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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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판화박물관 한선학 관장<사진>은 이번 초간본의 발견을 계기로 “한번의 판각으로 여러 권을 찍는 목판본의 특성 때문에 관심을 갖고 노력한다면 직지심체요절 상권이나 훈민정음 혜례본 등 희귀본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옛 사료들을 찾아 헤매는 수집가들의 노고도 이제는 제도권에서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오는 7월 5일부터 6일까지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로 열리는 제6회 원주 고판화 문화제의 많은 동참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고판화박물관은 7월 5일부터 6일까지 2015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과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제6회 원주 고판화 문화제를 개최한다.

7월 6일 오전 11시 30분 개막하는 이번 행사는 ‘일본 고판화의 세계’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비롯해 5일 국립민속박물관과 6일 고판화박물관에서 열리는 한.일국제학술대회, 한.일 전통판화 명인시연회가 마련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초간본 제정집의 서지적 분석(남권희) △조선시대 불교판화의 각수연구(박도화) △우타마로가 안내하는 니시키에의 세계-우키요에 판화의 제작과정(기시) △△중국불교판화본의 일본전래와 보존(우치다)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특별전은 오는 7월 6일 개막해 8월 30일까지 일본 목판본 삽화 30여 점과 일본불화판화 20여 점, 일본불교 및 신도관련 부적 판화 20여 점 등 일본 고판화 10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고판화박물관이 일본 작품을 주제로 전시회를 여는 것은 개관 이래 처음이다.

6일 고판화박물관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와 특별전의 참가 희망자는 당일(6일) 오전 8시 서울 조계사 앞에서 박물관 측이 무료 제공하는 셔틀버스 편을 이용하면 된다.

문의 033-761-7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