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 NGO 모니터단이 조계종 중앙종회 안건의 무더기 이월‧철회를 지적하며 의원들에게 철저한 법안 준비를 당부했다. 또 종회에 무책임한 의원의 책임 추궁을 요청했다. 

중앙종회 NGO 모니터단(이하 모니터단)은 지난 6월 22일 진행된 조계종 제202회 중앙종회임시회 모니터링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조계종 중앙종회가 제201회 모니터링 내용 중 일부가 사실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방청을 제한했다”는 사유에 따라 개별적 평가보다는 총평 형태로 이뤄졌다. 
 
모니터단은 모니터링 참관기에서 본회의장에 올라온 법안이 무더기로 이월되거나 철회됐다고 지적했다.

메르스로 인해 하루만 열리기로 결정됐지만, 종헌개정과 종법 제·개정 건, 동국대 이사 선출 등이 논의되는 중요한 회기였음에도 종법 제·개정의 건인 ‘총림법’ 개정안과 ‘원로회의법’ 개정안, ‘해외특별교구법’ 개정안, ‘직영사찰법 개정안’이 차기 회의로 이월‧철회됐다고 밝혔다.

모니터단은 이 같은 행태는 종단 최고 입법기관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에 의문을 갖게 한다면서 종회 의원들의 철저한 법안 준비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러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하고서도 스스로 철회하거나, 법안의 내용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종도를 대표하는 종회의원으로 자격 미달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동안 원로회의의 권고사항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세 차례나 인준이 보류된 ‘종헌’ 개정안이 비밀투표 끝에 가결된 데 대해서도 원로회의는 중앙종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의현 스님 문제와도 연관되는 이 건에 대해 모니터단은 “멸빈자 구제문제는 개인적 접근이 아니라 개혁종단의 정신을 이어가면서 과거사에 대한 참회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개혁종단의 정신을 지키고 중앙종회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원안을 통과시킨 종회의원들의 결단에 박수를 보냈다.

중요한 회기였음에도 종회 진행과 시간을 대거 단축한 데 대해서는 대의기구인 종회와 종회의원으로서의 책무성에 회의감을 갖게 한다며 차후 무책임한 행위를 한 의원에 대해 종회차원에서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메르스라는 전염병에도 오전 10시 77.5%를 보인 출석률에 대해서는 ‘고무적’이라고 하면서도 오후에는 성원이 되지 않아 겨우 의석수를 채워 재개됐다며 향후 종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의무라 할 수 있는 출석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하 모니터링 참관기 전문.

제 202회 중앙종회(임시회) 모니터단 참관기

1. 본회의장에 올라온 법안의 무더기 이월 혹은 철회

제202회 중앙종회 임시회는 6월 22일(월) 10시에 개원해서 오후 2시 50분경에 끝났다. 이번 중앙종회는 메르스로 인해 6월 22일 하루만 열리기로 본회의 전에 결정되었지만, 종헌개정의 건과 종법 제·개정의 건은 물론, 최근 사회적 물의를 빚은 동국대 이사 선출 등이 논의되는 중요한 회기였다.

 그러나 종법 제·개정의 건인 ‘총림법’ 개정안과 ‘원로회의법’ 개정안, ‘해외특별교구법’ 개정안, ‘직영사찰법 개정안’을 차기 회의로 이월되거나 철회되었다. 본회의장에 상정된 법안들은 종회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하고, 각 분과위원회에서 검토를 한 후, 법제분과를 통과된 법안들만 상정된다. 이처럼 어렵게 올라온 법안이 본 회의장에서 쉽게 이월되거나 철회함으로써 종단 최고의 입법기관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에 의문을 갖게 하였다. 일부 종회의원들조차 충분한 시간과 인력, 시스템을 갖추고도 논의 부족을 이유로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을 이월되거나, 철회하는  행위는 종회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하였다.

또한 이월하거나 철회의 근거로 제기된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면 종회 의원들의 철저한 법안 준비과정이 필요하며 향후 종회의원들의 활발한 입법 준비활동을 기대한다.
 
또한 스스로 발의한 법안을 이월하도록 동조하는 이들은 진정한 종도의 대표라고 할 수 없다. 종단사에 기록으로 남는 중요한 사안인 법안상정을 하면서 그 법안에 대하여 스스로 권위나 중대성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처음부터 법안으로 상정하지 말았어야 할 것이다. 또 그 정도의 법안이라면 분과위원회에서 걸러져야 마땅할 것이다. 여러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하고서도 스스로 본회의장에서 철회하거나, 법안의 내용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종도를 대표하는 종회의원으로 자격 미달이라고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2. 원로회의의 종헌개정안 인준 거부의 건

이번 본회의에서 원로회의와 관련된 ‘종헌’ 개정안이 비밀투표 끝에 가결되었다. 이 법안은 그동안 원로회의의 권고사항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세 차례나 인준이 보류되어 본회의에서 네 번째로 논의되었고, 출석 의원 66명 가운데 찬성 52표라는 절대적인 지지 속에 통과되었다. 하지만 이 법안이 원로회의에서 인준이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동안 원로회의에서는 ‘멸빈자 사면’ 권고 등을 법안에 담을 것을 요구해왔는데, 이를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멸빈자 사면’ 문제는 1994년 종단개혁 당시 멸빈되었다가 최근 재심호계원에서 공권정지 3년을 받아, 사실상 복권되어 최근 종단 내외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의현스님문제와도 연관된다.

종헌 제128조에는 징계를 받았지만 참회하면 감형, 사면 또는 복권될 수 있지만, 멸빈의 징계를 받은 자는 제외된다. 원로회의는 멸빈된 자도 구제할 수 있도록 법안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멸빈자 예외 조항은 종단 개혁에 대한 종도들의 여망에 부응하여 개혁의회가 만든 조항이며, 멸빈자 구제문제는 개인적인 접근이 아니라 개혁종단의 정신을 이어가면서 과거사에 대한 참회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몇몇 재심호계위원들에 의해 감형이 된다거나 종헌 개정으로 구제할 일이 결코 아니다.

멸빈된 자에 대한 복권을 강요하는 원로회의의 압력과, 호계원 재심 심판을 종단 화합으로 미화하는 종정스님의 언사에도 불구하고, 개혁종단의 정신을 지키고 중앙종회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원안을 통과시킨 종회의원들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종단의 최고 입법기관에서 통과된 법안을 원로회의에서 세 차례나 인준을 거부하는 것은 종단의 대의기관인 중앙종회의 위상을 무시하는 처사로, 원로회의는 중앙종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3. 상습적인 종회 회의 시간 단축

제 202회 중앙종회 임시회는 종헌개정의 건과 종법 제·개정의 건, 동국대 이사 선출 그리고  다양한 종단의 종책질의 등이 상정된 중요한 회기였다.
그러나 본회의장에 올라온 법안 대부분이 이월 혹은 철회되었고 비공개회의를 통해 종책질의와 상임분과위원회 활동 보고 등을 일괄처리하고 회기를 앞당겨 폐회되었다.

제 16대 중앙종회는 4년 임기 중 이제 만 1년이 지나지 않은 상태로 종단종무행정과 입법활동에 대해 소통하고 논의하면서 의원으로서의 역할을 분명하게 학습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발의한 법안을 이월하도록 동조하고 박수로 통과한다거나 중앙종무기관을 상대로 대량 종책질의를 제기해놓고도 불참하여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등의 회의진행과 회의시간을 대거 단축하는 것은 대의기구인 종회와 종회의원으로서의 책무성에 회의감을 갖게 한다. 차후에 이러한 무책임한 행위를 한 의원에 대해서는 종회차원에서 응분의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할 것이다.

4. 출석률

 202회 중앙종회 임시회는 오전 10시 총 62명의 의원이 출석하여 77.5%의 출석률을 보이면서 본회의를 시작하였다.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메르스라는 전염병에도 불구하고 꽤 높은 출석률을 유지한 것은 고무적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오후에는 성원이 되지 않아 착석을 요청하거나 의원을 찾아다니는 일도 있었고, 겨우 의석수를 채워서 재개되었다. 향후 종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의무라 할 수 있는 출석에 더 신중하여야 할 것이다.

출석률
6월 22일

오전 10시 62명(77.5%)
오후 2시41명(5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