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조계종 총무원장 의현 스님이 6월 18일 열린 조계종 재심호계원 제96차 심판부에서 멸빈 징계를 공권정지 3년으로 감형받았다. 이로써 스님은 21년 만에 승적을 회복하게 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재심호계원(원장 자광 스님)은 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회의실에서 제96차 심판부를 열고, 멸빈 징계를 받았던 전 총무원장 의현 스님의 징계를 공권정지 3년으로 감형하기로 결의했다.

재심호계원은 앞서 종단 내외 전문가들의 법률자문과 재심호계위원들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결과, 초심호계위원회가 1994년 6월 8일 확정한 의현 스님의 징계는 당시 호계위원회법(1994. 5. 20. 개정) 제17‧24조의 통보 절차를 위반한 중대한 하자로 의현 스님에게 재심청구권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이 하자는 중대‧명백해 징계 확정은 무효이고 이로 인해 의현 스님은 종헌이 보장하는 재심호계위원회의 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았기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재심호계원이 스님에 대한 재심절차를 개시하게 됐다고 개최 배경을 밝혔다. 

재심호계원은 의현 스님의 죄상이 경하지는 않으나, 과오를 진심으로 참회하고, 멸빈 징계에도 21년 간 승려 신분을 유지해왔으며 교구본사주지·중앙종회의원·총무원장 등을 지내면서 행한 공적이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세납 팔순으로 회향을 준비하고 있는 점, 종정 진제 스님의 교시와 원로 대종사의 자비화합의 뜻을 참작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종제 진제 스님은 교시를 통해 “한 시대의 전환점에서 종단 개혁은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종단사의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법전 전 종정은 가장 훌륭한 개혁은 범부를 고쳐 성인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교시를 내렸고, 언로회의 의장 밀운 대종사도 징계자의 권리가 회복돼야 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면서 “이 같은 가르침에 따라 종단의 사정기관도 정화 이후 94,98년도에 징계를 받고 지금까지 참회정진하는 이들에게 출가사문으로 회향하는 길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