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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산행원의 생애와 사상 = 한국불교사에서 동아시아를 벗어나 한국불교를 전 세계에 가장 널리 알린 스님은 누구일까? 숭산선사를 주제로 국내 최초 박사학위 논문을 쓴 이 책의 저자 최용운 박사는 숭산행원 선사라고 거침없이 대답한다.

숭산선사는 1966년 재일 홍법원 설립을 시작으로 35년여의 기간 동안 전 세계 32개국에 120여 개의 선 센터를 개설했고, 5만여 명이 넘는 해외 제자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그동안 숭산선사에 대한 한국불교계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었을 뿐 아니라, 선사의 수행론 및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적 기류마저 상당했다. 숭산선사가 개발했던 간화선 수행체계, 일명 ‘십문관’이 일본 임제종의 참선 수행체계를 수용했다는 점, 선 센터 내 조직 운영에 남녀차별, 출재가의 구분을 없앴다는 점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책은 숭산선사의 수행론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선사가 개발했던 간화선 수행체계와 일본 임제종의 참선 수행체계 간의 연관성을 비교ㆍ분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숭산선사의 간화선 수행체계 개발의 의의에 대한 저자만의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선사의 업적이 현대 한국불교의 포교 역사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국내외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간화선의 한반도 도래 이후 수행법의 변천 과정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서구사회에 불교가 전파된 역사적 과정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 간화선의 세계화를 위한 방안을 제언한다. 그리고 한국 간화선의 대중화ㆍ세계화 과제와 관련해 숭산선사의 행적이 갖는 의미와 선사가 한국불교계에 주는 과제에 대해서도 제시한다. 한국 간화선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운주사, 292쪽,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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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가지치기 = 오늘날의 불교학자를 비롯한 인문학자들은 참여적이고 양심적이고 실천적인 지혜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고, 기득권층의 정의롭지 못한 질서에 편승하면서, 더 나아가 기꺼이 종속적으로 자본을 추종하면서, 우리의 몸을 상하게 하는 불량식품보다 더 심각하게 우리의 정신을 좀먹는 어용 지식을 판매하는 지식소매상 노릇을 자처하고 있으면서도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의식을 가진 하카마야 노리아키 그리고 마츠모토 시로 같은 일본의 대표적 불교학자들이 그 지혜의 나무를 되살리고자 본격적인 가지치기에 나섰다. 오늘날 그 가지치기 작업은 ‘비판불교운동’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운동으로 전개되면서, 불교학계를 넘어서 지구촌의 학계 전반을 강타하는 폭풍이 되어 몰아치고 있다.

이 책은 1980년대 중반 일본에서 사회적 문제에 대해 기성불교가 정의롭게 대처해오지 못했다는 심각한 반성과 함께 하카마야 노리아키와 마츠모토 시로 두 학자가 여러 저술을 내놓으면서 촉발된 비판불교운동에 관해 여러 각도에서 전개되는 논의를 모아놓은 저서다.

제1부 ‘비판불교란 무엇이며 왜 주창되는가’에서는 비판불교라는 관념 그 자체의 실체와 맥락 양자를 모두 다루고자 시도한다. ‘왜 선은 불교가 아니라고 이야기 되는가’ 등 일곱 편의 논문을 실었다. 제2부 ‘참된 불교를 찾아서’는 마츠모도의 ‘여래장 사상은 불교가 아니다’라는 글로 시작한다. 제3부 ‘사회비판’에서는 ‘사회적 차별의 이념적 배경에 대한 고찰’ 등 네편의 논문을 싣고 있다.

씨아이알, 720쪽, 3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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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불교사상사 =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는 중국 전래 초기부터 이른바 ‘중국화’의 여정을 밟았다. 그 과정에서 당시 중국 사회에 이미 체계를 갖추고 있던 유가 및 도가와의 거대한 ‘문화 교류와 융합’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 책은 이러한 과정을 ‘통섭(通攝)’의 개념을 사용하여 고찰하고 있다. 본래 ‘통섭’은 불교용어로서 ‘서로 대립적 관계에 있는 다양성을 총괄하여 포용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한불교교류 연구에 매진하는 저자 김진무 박사는 중국에서 불교사상이 변화, 전개되는 전체적인 모습을 살펴볼 때, 유ㆍ도 양가와의 만남을 통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용하였기 때문에 ‘통섭’이라는 개념이 매우 적합한 분석틀이라고 본다.

중국불교의 사상사는 결코 불교 자체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다양성이 존재한다. 즉 중국불교 사상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바로 유(儒)ㆍ불(佛)ㆍ도(道) 삼교관계의 과정을 연구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긴밀한 내재적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기본적으로 동아시아의 사상적 핵심을 지니고 있는 유불도 삼교의 ‘통섭’을 통하여 전체적인 중국불교의 사상사를 통관(通觀)하고 있다.

불교가 중국으로 전래되면서 유학의 사상적 틀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바로 ‘인성론(人性論)ㆍ심성론(心性論)’이라고 할 수 있다. 그를 통하여 중국불교의 독특한 ‘불성론(佛性論)’이 출현하게 되었고, 이러한 불성론을 바탕으로 ‘돈오頓悟’라는 동아시아 사상의 중요한 부분이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 불교에서 발전된 ‘불성론’은 이후 역으로 유학에 영향을 주어서 송명 대에 ‘이학(理學)’과 ‘심학(心學)’을 출현하도록 했다.

이 책을 통해 유불도 삼교 사이의 충돌과 갈등, 교류와 융합의 역사를 살펴보고, 중국에서 불교가 어떻게 사상적 변용을 거쳐 새로운 사상문화를 만들어 가는가를 들여다볼 수 있다.

운주사, 496쪽, 2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