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현대차의 중국성공신화를 기록한 책 『대륙을 휩쓴 열정』을 펴낸 백효흠 대불련 총동문회장.

대륙을 휩쓴 열정
백효흠 지음,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302쪽, 1만5000원

현대자동차그룹의 상용사업부장인 백효흠(현 대불련 총동문회장)은 2008년 새해 첫날 베이징현대자동차의 판매본부장으로 발령이 났다. 베이징의 첫날 밤 그는 세 가지 각오를 세웠다. ‘날마다 일기를 쓰고, 108배를 하자. 그리고 철저하게 중국 사람이 되자.’

크게보기

백효흠 회장이 중국에서 쓴 5년간의 일기장.

불교신자인 그는 신앙만을 목적으로 절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판매본부장으로서 항상 낮은 자세에서 마음을 열고 사람들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따로 운동 시간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108배로 건강을 지키자는 실용적인 생각도 없진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15~20분 간 108배를 하고 5분가량 좌선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잡으면 정신은 물론 몸에도 좋을 것 같았다.

현대자동차가 중국에 처음 진출한 때는 2002년. 하지만 ‘만들어놓기만 하면 팔리던’ 호시절은 2007년 들어 브레이크가 걸리며 일시 조정기를 맞았다. 2007년 시장이 전년에 비해 22%나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베이징현대의 판매는 오히려 20%나 감소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백효흠은 베이징현대 판매본부장이란 중책을 맡아 중국 시장에 구원투수로 투입된 것이다. 2008년 29만 대를 판매한 베이징현대는 2009년 전년 대비 97%가 성장한 57만 대를 판매했다. 시장점유율도 2009년에는 전년의 5.5%에서 무려 1.5%포인트나 상승한 7%로 뛰었다. 이는 모든 제조사를 통틀어 전년 대비 판매증가율 1위였다.

 베이징현대의 성공 사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50여 개의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에서 후발주자인 베이징현대가 판매량 4위를 질주하며 2003년 5만 대를 생산하던 것에서 2013년에는 100만 대 생산, 판매를 돌파하며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합자 브랜드 중 최단기간에 누적판매 600만 대도 달성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11년에는 중국 최대의 인터넷매체인 〈소후(SOHU)〉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국영방송인 〈CCTV〉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영예도 누렸다.

현대자동차가 이렇게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중요한 성공신화의 원동력은 바로 대륙에 심은, 대륙을 사로잡은, 대륙을 휩쓴 저자 백효흠의 ‘열정’이다. 한중 합자기업 직원들의 화합을 위해 ‘건배 담당 중역’을 자처하며 직원들의 마음을 사고, 판매거점 확충을 위해 ‘위성딜러망 구축’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돌파구를 마련하는가 하면, 뮤지컬 ‘캐츠’, ‘맘마미아’ 공연, 축구국가대표팀, 베이징마라톤 후원 등 업계 최초의 문화, 스포츠마케팅으로 중국의 자동차 마케팅에 새바람을 불어넣으며 돌풍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5년간 대륙 곳곳을 종횡으로 누비며 고객, 딜러, 직원들에게 쏟은 그 열정에 관한 기록이다.

백 회장은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에서 축산학을 전공했다. 입학 전 해인사 약수암에서 5개월 동안 생활했던 그는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 학생들의 열정적인 여름수련대회를 부럽게 쳐다봤다. 입학하자마자 대불련에 가입해 그 후 경상대 지회장, 경남지부장, 중앙회 부의장을 맡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했다. 그곳에서 평생의 동반자인 아내를 만나는 행운도 얻었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나를 태어나게 한 곳이 고성이고, 꿈을 키워 준 곳이 부산이라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곳은 대학시절에 만난 넓은 세상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경험의 폭을 넓히고, 나를 넘어 사회와 국가, 세계를 생각하는 사람이 돼라.”고 주문했다.

그는 ROTC 12기로 군 복무를 마치고 1977년 현대자동차에 영업직으로 입사한 뒤 특출한 판매실적을 올려 승진을 거듭하며 ‘영업의 달인’으로 통했다. 2010년 현대자동차 부사장, 2011년 베이징현대자동차 총경리(사장)를 맡은 뒤 2012년 본사 사장으로 승진했고, 2013년 현대자동차 고문역을 끝으로 현대자동차를 정년퇴임했다. 현재 대불련 총동문회장과 사단법인 대불 이사장을 맡고 있다.

크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