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공불련 합동수계법회 등 불교계 행사가 연달아 취소되고 있다.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회장 김상인, 공불련)는 오는 6월 13일과 14일 조계종 제21교구본사 송광사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제24차 성지순례 및 제15차 합동수계법회를 취소했다고 8일 밝혔다.

공불련 관계자는 “이번 법회가 회원과 가족 4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이기에 연기가 아닌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 스님)도 6월 10일부터 12일까지 개최할 예정이었던 연수교육 '마음을 치료하는 심리상담'을  7월 이후로 연기했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지홍 스님)도 8일 진행하려던 창립기념 토론회도 잠정 연기했고, 조계종 군종특별교구도 오는 6월 21일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호국영령 천도법회’를 취소했다.

언론사불자연합회(회장 정일태)도 13일과 14일 부산 범어사에서 진행하기로 한 템플스테이를 오는 27일로 연기했다.

불교개척자학교(법사 김재영, 원장 조화제)도  6월 9일 예정됐던 공개강좌 '서광스님의 "명상상담의 이론과 실제'를 7월 초로 미뤘다.

메르스 확산에 따라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복지관에도 불똥이 튀었다. 복지관 등 177개의 산하기관을 총괄하고 있는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사장 자승 스님)은 메르스 감염자가 늘어나자 예방 지침을 전달하고, 어르신들이 밀집하는 복지관을 휴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6월 3일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전달받은 예방법 등 지침을 70페이지 분량의 공문으로 각 산하 기관 등에 보낸 상황이다.

복지재단 관계자는 “지난 5일 방문 센터나 복지관 회원 가운데 확진자가 있는지, 예방 조치는 어떻게 취해졌는지 유선으로 파악한 뒤 오늘인 8일 계속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에 따르면, 어르신이 많이 찾는 서울노인복지센터, 수원 서호노인복지관, 의왕 사랑채노인복지관은 이미 휴관에 들어갔으며, 안성 룸비니동산어린이집은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휴원하고 있다. 복지재단 측은 오늘(8일) 오후 4시 또 다시 각 복지관의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휴관하지 않는 복지관들도 방역 체계 관리에 신경을 더 쓰는 분위기다. 현재 평소와 다름없이 문을 열고 있는 서울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 측은 “취소할 대규모 행사는 없지만,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라는 지침에 따라 자체적으로 손세정제 사용 등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6월 중  개최 예정이었던 창립 20주년 행사도 연기됐다.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성문 스님) 202회 임시회 개최 여부를 두고 사무처에서도 확답을 못내린 상태다. 조계종 중앙종회 사무처장 태효 스님은 8일 교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들어 메르스 여파로 많은 스님들로부터 문의를 받고 있다”면서 “오늘내일 중으로 논의해서 개최여부를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는 8일 현재 87명으로 늘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메르스 발병국 2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