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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영산재 시연에 관광객 환호”

김진호 | zeenokim@naver.com | 2015-06-08 (월) 09:56

여명이 밝는다. 세상이 무채색에서 유채색으로 돌아오는 시간. 달리는 버스 안에서 새벽을 맞는다. 남한강을 건너고 백두대간을 향해 맹렬히 질주하는 버스. 여명이 지나니 세상이 더욱 또렷해지듯 정신도 점점 맑아지기만 한다. 동녘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을 한다. 아침  노을이 번지고 있는 중이다. 깃털 같은 구름이 하늘에 떠있고 그 구름을 태양이 붉은 빛으로 적셔 놓은 것이다.  횡성휴게소. 잠깐의 휴식 중에 일출을 맞는다. 찬란하고 장엄한 순간. 이번 독도로의 여정은 서막이 좋다. 가슴 속에 뜨거운 설렘이 가득해 진다. 백두대간을 넘는 길. 어디서 들이 닥친 것일까. 짙은 안개가 삽시간에 세상을 지워버린다. 오리무중. 구름 속에 갇혀 버린 것일까. 이런 풍경이라면 몽환에 빠져도 좋다.

 

장판 같은 바다. 마치 바다 무늬 같은 장판을 깔아 놓은 듯한 바다다. 파도 하나 없는 바다 위를 달리는 여객선. 바다가 얼마나 잔잔하면 이렇게 호수 같다고 느끼게 되는 걸까. 그렇게 잔잔한 동해 바다를 달려 울릉도에 도착을 한다. 기대와 희망은 확신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내일은 분명 독도 입도가 가능하리라고. 이번 독도 영산재를 노심초사 준비해온 봉원사 주지 선암 스님 그리고 현중 스님과 사회부장 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 모두 기대 가득한 밝은 표정이 여실히 드러난다. 점심나절에 이를 즈음 울릉도에 도착을 한다.

 


울릉도를 향해 가는 길. 횡성휴게소에서 만난 일출의 풍경. 서막이 좋다.

 


버스 네 대에 영산재 시연 스님과 봉원사 불자들이 묵호항에 도착한다.

 


2년 만에 다시 밟는 울릉도 도동항. 언제나 다시 봐도 아름다운 울릉도다.

 

 

이튿날. 오전 짧은 울릉도 관광을 마치고 독도로 향하는 여객선에 승선을 한다. 여전히 날씨는 좋고 바다도 잔잔하다. 오전 접안도 무리 없이 이뤄졌다 하니 독도 오후 접안도 확률은 100%에 가깝다. 제단을 차릴 선발대 스텝이 12시에 떠나고 난 후 오후 두 시. 영산재 독도 시연을 위한 스님과 재가불자들도 독도행 배에 오른다.

 

울릉도에 입도할 때 보다 더욱 잔잔해진 바다. 부처님께서 무슨 조화를 부리셨길래 바다는 이렇게 고요하고 평온한 것일까? 1시간 40분의 바닷길은 평안함 그 자체인 것이다. 1년 365일 중에 평균 45일 정도 입도가 가능하다는 독도. 이런 바다 상태라면 독도 입도 가능성은 거의 100%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물수재비 뜨듯 독도행 여객선이 장판 같은 바다를 거침없이 달려 나간다. 그리고 도착한 독도의 동도. 동해 바다의 물빛을 닮은 어여쁜 해경들이 손을 흔들며 마중을 한다. 대견하고 기특하고 고마운 젊은이들. 이 멋진 젊은이들이 지금 대한민국의 최동단 영토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던져진 밧줄을 당겨 여객선을 접안 시키고 서둘러 영산재 팀이 독도에 입도를 한다. 독도의 동도 서편에 차려진 법단을 보자니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부처님이 그려진 괘불탱이 눈에 들어오고 제단도 바다를 향해 정갈하다. 벌써 환복을 한 스님들이 법단 앞에 좌정을 하고 선암 회장의 인사말이 시작이 된다. 8년 전 독도 영산재 시연이 독도 접안이 불가해서 울릉도에서의 시연으로 대체됨에 아쉬움이 너무 컸다는 선암스님. 이번에 이렇게 독도까지 무난히 입성함에 감동의 쓰나미를 맛 봤다는 스님은 끝내 눈가를 붉게 물들이고 만다. 감동이 크면 감격하게 되고 그 감격은 결국 커다란 울림이 되어 인간으로 하여금 눈물샘을 자극하게 만드나 보다.

 


통구미마을의 아름다운 해변의 풍경. 비경이 가득한 울릉도다.




독도로 향하는 배 안. 봉원사 주지 선암스님과 현중스님의 얼굴에 염려가 스친다.


독도의 맑고 푸른 투명한 바다를 닮은 대견한 해경 젊은이들이 반겨 맞아 주고 있다.


다시 만난 독도의 천혜의 비경. 삼형제바위와 촛대바위가 의전을 해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림 보다 더 아름다운 천혜의 비경 독도. 괭이갈매기가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며 반겨준다. 삼형제바위와 촛대바위가 도열을 하고 영산재 시연 스님과 재가불자들을 향해 의전을 하고 있는 것만 같다. 바람은 한 점 없고 파도는 웅크려 숨소리까지 죽인 바다다. 그 잠잠한 바다로 울려 퍼지는 일성. 독도 영산재 개최 서막을 울리는 소리다.

 

영산재 보존회 회장이자 봉원사 주지 선암 스님의 벅찬 감동의 목소리가 독도의 바다에 울려 퍼진다. “2007년 가을 독도 영산재를 준비하고 들어왔는데 안타깝게도 기상악화로 독도 접안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울릉도에서 영산재를 시연하게 됐습니다. 당시 얼마나 아쉽고 속상하던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선암 스님.  그래서 이번 독도 입도에 대 감동에 빠진 선암 스님이시다.

 

선암 스님은 이번 독도 영산재 시연은 광복 70년을 맞아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세계만방에 알릴뿐만 아니라 우리가 독도를 지키는데 큰 발원에 의미가 있는 영산재임을 소개 한다. 20분의 짧은 시연 시간이기에 말씀을 아끼고 시작된 독도 영산재 시연. 나발 소리가 독도 바다에 메아리 치고 바라 소리는 가슴에 울림이 된다.

정적이면서 또 동적인 영산재 시연. 늘 바람과 파도에 몸서리 쳐야만 하는 독도도 또 그 앞 바다도 바람 하나 없이 파도 하나 없이 잠잠하기만 하다. 조금만 풍랑이 일어도 들어 갈 수 없는 대한민국 영토 우리 섬 독도. 정말 무슨 조화 길래 이리도 평온한 독도의 기상일까? 아무래도 부처님의 가피라고 해야 할까 보다. 세상에 그 바람 많은 작은 섬이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기만 하다. 지지대에 걸쳐 놓은 괘불탱이 영산재 시연이 끝날 때 까지 요지부동이었으니. 사실 바람이 조금만 거칠어져도 법석은 버티기 힘든 상황임에도 시연이 끝날 때까지 흔들림 하나 없던 모습은 지금 다시 돌이켜 생각을 해 봐도 부처님의 축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뿐이다. 독도를 처음 찾았을 때 그 무시무시한 파도와 바람을 기억의 창고에서 꺼내 보자면 이런 상황은 부처님의 위신력 덕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독도 서북단에 차려진 영산재를 위한 법석. 바람 한 전 없어 무사히 영산재를 봉행한다.

 


사회부장 석천스님의 알림으로 독도에서의 영산재가 시작이 된다.

 


봉원사 신도와 함께 독도를 찾았던 관광객들이 어울려 영산재 시연을 관람한다.

 


영산재 시연과 함께 기도를 올리는 신도들. 신심이 가득 묻어나는 광경이다.

 


제자들의 시연을 지켜보고 있는 영산재 보존회장 선암스님의 모습. 

 


법고무을 시연하는 수현스님. 해탈의 과정을 나타내는 것이 법고무라고 한다.

 

독도의 작은 부두의 광장. 이 작은 공간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우리의 소중한 영토를 꼭 한 번 밟아 보겠다는 이 땅의 국민이자 관광객들. 이렇게 독도에서 펼쳐진 영산재에 열호를 하는 모습도 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중 대다수는 영산재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유산임을 모르고 있다.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유산인데 불자임에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까지 일어나기도 한다.

 

“왜 이렇게 많은 스님들이 독도에 들어가시는 걸까요? 스님들 단체 관광을 하시는 건가요?” 예닐곱의 관광객이 울릉도여객터미널 대기석에서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질문을 한다. 대구 재래시장에서 단체로 여행 온 관광객들이다.

 

“저 스님들 독도에서 광복 70년을 맞아 독도는 우리 땅이고 우리 땅을 지키는데 힘을 모으자는 염원을 담아 영산재를 하러 가신답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마음이 통하는 순간 다음 질문이 머리를 무겁게 만든다. “근데 영산재가 뭐에요?” 이분들 대구의 신심 깊은 불자들인데도 영산재를 묻는다. 아는 대로 간단하게 설명을 한다. “영산재는 우리나라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이구요 정말로 자랑스러운 것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유산이에요. 부처님께 귀의하며 극락왕생을 발원도 하고 또한 국가의 안녕과 나라의 큰일이 무사하도록 발원하는 불교의식이며 아름다운 공연이기도 합니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하지요.” 그제 서야 탄성을 지르는 사람들이다. 영산재의 제대로 된 홍보가 시급한 시점임을 느끼는 순간이다.

영산재 시연을 무사히 마친 후 영산재 보존회 회장 선암 스님은 이런 영산재의 현실을 알고 있는 듯 말씀하신다. “앞으로 영산재를 대중에게 알리는데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가깝게는 서쪽 최북단 영토인 백령도에서의 영산재 시연과 멀리는 한국전쟁 당시 전쟁에 참여해준 고마운 우방인 태국에서도 영산재를 시연할 계획입니다. 또한 대중들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공연 형식의 영산재도 준비해 볼 계획입니다. 물론 원형은 원형대로 지키고 일반 대중들에게는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공연 형태의 영산재를 따로 준비하는 것이지요.”

 


독도 서도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김성도 씨에게 위문품을 전달하고 있다.

 


정말 너무나도 투명한 독도의 아름다운 바다. 이렇게 투명한 바다를 본적이 없다.

 


기암의 풍경이 숨 막히게 아름다운 독도. 맑고 푸른 바다가 있어 천혜의 비경이 된다.

 


독도를 떠나는 시간. 대한민국 최동단의 독도 동도가 동그마니 앉아 인사를 한다.

 

이번 독도 영산재 시연을 하면서 또 다른 많은 깨달음을 얻은 선암 스님이시다. 관련 당국과의 사전조율과 기상사정이 맞지 않아 한 차례 연기까지 됐던 독도 영산재 시연은 불과 20분간의 짧은 시간으로 아쉬움 많은 행사로 마쳐졌지만 그래서 앞으로 더욱 기대 큰 영산재이다. 다시 장판 같은 바다를 달려 울릉도로 돌아오는 길. 우리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영토와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영산재가 함께 했다는 사실은 큰 감동과 긴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큰 울림의 가슴 먹먹한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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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조수현 2015-06-08 10: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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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짠합니다 영광스런 행사여서 더 감동입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나무 아미타불!
조병식 2015-06-08 13: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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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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