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 조계종 총무원이 명진스님의 발언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한 데 대해 봉은사가 이를 반박하는 입장을 밝혔다.

봉은사는 3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먼저 많은 의혹에 침묵으로 일관해 왔던 총무원이 신속하게 성명서를 발표한 것을 환영하지만 정작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외압, 정치권력과의 야합, 이명박 대통령 후보 선거운동 부역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거나 사실을 왜곡하고, 지엽적인 문제에 대해 소상한 설명을 덧붙인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다분히 본말을 흐리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봉은사는 이어 “자승 스님이 2009년 11월 안상수 원내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이처럼 신속하고 소상히 밝혀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봉은사는 총무원 측의 “명진스님의 왜곡 발언”이라는 3가지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2008년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의 소나기 발언’ 문제에 관해서는 “소위 소나기 발언은 명진 스님이 자승스님으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으로, 자승스님이 누가 발언했는지 밝히지 않고 전언하여 평소 이 이야기를 자주 했던 자승스님 본인의 말로 받아들이게 했다”며 “이 점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만약 본인의 발언이 아니라면 구체적으로 누가 한 발언인지 밝히면 될 사항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두 번째로 ‘세종시 지지발언’에 관해서는 “12월 24일을 23일로 정정한다. 총무원의 해명은 연합뉴스,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 2009년 12월 24일자에 보도된 신문기사만 확인해 봐도 거짓임이 명백하다”며 “그 자리에서 자승스님이 ‘대통령께서 하시는 일이 편하게 풀려나가고 지역의 불만도 해소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자’고 한 말이 세종시에 대한 도움을 부탁한 것이 아니라면, 어떤 다른 의미가 있는 건지 해명을 바란다”고 요구했다.

봉은사는 세 번째로 이상득 부의장의 봉은사 방문에 관해 “해명의 의도가 불순하다”며 “분명한 것은 자승스님과 함께 이상득 부의장이 봉은사에 온 목적이 지하주차장 관련 현안 논의가 아니라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봉은사 법회 소개를 성사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봉은사 다래헌에 함께 앉아서 나눈 이야기를 앞뒤 다 잘라 버리고, 그나마도 말한 내용조차 왜곡하면 정말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들은 모두 명진 스님이 일요법회에서 한 발언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들로, 명진 스님이 직접 작성한(혹은 구술한) 문건으로 보인다. 보도자료를 통해 다시 한번 보인 명진 스님의 대응은 총무원 측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직영사찰 철회’까지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봉은사는 이날 총무원에 대한 반박문과 함께 연합뉴스 2009년 12월 24일자와 중앙일보 2009년 12월 24일자 관련기사를 함께 발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