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천 기자
hgcsc@hanmail.net 2015-05-14 (목) 22:44
철오선사 염불송 = 철오선사는 선정쌍수를 주장한 영명연수 선사의 영향을 받아, 정토종을 제창하고 중국불교에서 정토종의 교리체계 확립에 크게 기여했다. 이 책은 『철오선사어록』에 수록된 「염불가타 교의백게」와 「염불가타 종승백게」 중에서 염불에 대한 교리적인 해석을 담은 「염불가타 교의백게」와 이에 대한 두 사람의 주석을 중심으로 편집해 번역한 것이다.
주석들은 4, 4구로 이루어진 간략한 염불송에 대해 그 교학적인 의미와 구제적인 뜻을 풀이한 것으로, 염불법문이 어떻게 주요 불교 종파의 핵심 교리를 담아내고 있는지, 염불수행의 공덕과 주요한 특징이 무엇인지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풀이했다. 또한 어려운 교리용어에 대해서는 최대한 주석을 달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중국 정토종 제13대 조사인 인광대사는 이 책의 서문에서 철오선사와 『철오선사 염불송』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하면서 칭찬하고 있다.
“철오 선사는 교의(敎義)를 깊이 통달하고 종승(宗乘)을 철저히 깨달으셨는데, 만년에는 마음을 정토로 귀의하셨다. 스스로 행하고 타인을 교화하심에 오로지 ‘믿음과 발원으로 염불하여 서방정토를 구함’을 으뜸으로 삼으셨다. 그것을 나타내 보이심이 참으로 근대에 보기 드문 예이다. 지금 그 『교의백게』를 기록하니, 이로써 극락정토에 왕생하는 수행을 닦는 자들을 바르고 좋은 길로 인도하고자 한다.”
이 책을 편역한 허만항은 불서번역가다. 철오선사의 간결하고 압축적인 100수의 게송을 통해 독자들에게 ‘칭명염불’의 핵심적인 교리와 신앙을 소개함으로써 미력하나마 ‘칭명염불’이 대중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한다.
운주사, 328족, 15,000원
깨달음에의 안내자 십우도 = 중국의 선종(禪宗)에서는 선의 수행과 깨달음에의 과정을 ‘도망간 소를 데리고 돌아와 길들이는 수행의 과정’에 비유해 10단계로 나누어 알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했다. 그것이 십우도(十牛圖)이다.
십우도는 한 종류가 아니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보명(普明)의 목우도(牧牛圖)와 곽암(廓庵)의 십우도이다. 십우도는 소를 찾는 과정이기 때문에 심우도(尋牛圖)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의 사찰 벽화에는 주로 팔상도(八相圖)나 십우도가 그려져 있는 곳이 많은데, 십우도의 경우 대개 곽암의 십우도로 보면 옳다. 십우도에는 대개 천진난만한 동자(童子)와 소가 그려져 있다. 소는 우리들이 찾으려는 「참된 自己」,「마음의 소(心牛)」이고, 이를 선체험(禪體驗)을 통해 잡으려고 하는 선(禪)수행자가 동자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보명선사의 목우도에서는 검은 소가 길들여 감에 따라 하얀 소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이는 점수적(漸修的) 수행법이다.
이 책은 선과 불교역사를 공부하는 조광호씨가 역해했다. 십우도를 공부하기 위한 전제로 선의 역사와 근본 뜻을 서술하고, 부록으로 선종의 중요 선지식에 대한 인명록을 첨부했다. 아울러 십우도 및 심우도의 저자와 10단계의 수행과정을 그림과 선시를 중심으로 숨은 뜻과 마음공부의 요체, 어구 풀이 등을 시도했다. 오늘날, 선에 대한 기초지식 없이 앉기만 하는 좌선 위주의 이른 바 ‘앉은뱅이 선’에서 벗어나 행주좌와 어묵동정 가운데 활발발하게 살아있는 일상선, 생활선의 지침서로 손색이 없도록 편집했다.
비움과소통, 296쪽, 12,800원
무문관 = 선종 최고의 공안집 중 하나인 <선종무문관(禪宗無門關)>은 남송대 선승 무문혜개가 선종의 공안(公案) 48칙을 모아서 자신의 평창과 게송을 덧붙였고, 그 제자인 미연종소가 편찬해 1228년에 간행한 책이다. 원오극근의 <벽암록>, 만송행수의 <종용록>과 더불어 가장 널리 읽히는 공안집이다.
그간 국내에 <무문관>을 번역한 책들이 다수 나왔지만, 이런 선서를 제대로 번역하기 위해서는 역자가 중국의 옛 언어에 밝아야 한다. 또한 선불교와 선문답을 바르게 이해하고 법에 대한 안목도 투철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조사선 전문가이자 무심선원에서 선 공부를 지도하고 있는 김태완 박사만 한 적임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사항들을 약 6백 50개의 주석으로 덧붙여 불교 공부까지 함께 이루어지도록 했다. 역자는 최대한 많은 사전과 문헌을 참고해, 송대(宋代) 언어로 쓰인 <무문관>을 정확하게 번역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로 기존 번역본들의 오역을 다수 수정했다. 몇몇 공안의 경우, 공안에 실린 이야기의 본래 모습과 변화의 과정을 참고하도록 [참고] 란을 덧붙였으며, 역자의 말인 [군소리]를 각각의 공안에 덧붙여 법을 보는 안목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게 했다.
침묵의 향기, 248쪽,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