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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는 우리들에게 끝없이 소유하고 소비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를 다 충족할 수 없는 현실에서 고통이 발생한다. 날이 갈수록 지구 자원은 고갈되고, 세계경제도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 이제 인류는 무한생산과 소비에 뿌리를 둔 삶의 양식에 대전환이 필요한 상황에 서 있다.

이와 관련해 ‘공유사회와 불교의 역할’을 주제로 한 모임이 서울 잠실 불광연구원 문수당에서 열렸다. 지난 2일 불광연구원(이사장 지홍 스님)이 주최한 봉축학술연찬회다.

이날 ‘협력적 공유사회를 향한 변화와 무소유 사회’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한 유정길 지혜공유협동조합 이사장<사진>은 “무소유란 내 것이 없다는 생각, 그래서 내 것을 고집하지 않는 것, 내가 갖고 있지만 그것은 한시적 점유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는 말로 서두를 꺼냈다.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쓰도록 할 때 무소유는 공유의 가치로 현실화된다는 말이 이어졌다.

유 이사장은 소유의 사회에서 공유의 사회로 중심이동을 이루는 여러 예를 소개했다. 물건과 재능을 공동으로 나누는 지역화폐, 같이 나누며 사는 공동주거, 공구·옷·책·공영물품·장난감 등의 물건 공유, 숙박시설과 자동차·시설과 공간과 주차장 공유, 경험과 정보·지혜의 공유, 수업과 강의·학습 공유 등의 구체적 사례를 생생하게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공유경제와 나눔 문화 확산의 주요 사례로 서울시가 2012년 9월 20일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한 점을 들었다. 이 선언은 복지와 환경, 일자리 등의 사회적 수효는 급증하고 있지만 한정된 예산과 자원으로 정부가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가능한 도시의 경제, 사회, 환경적 문제들을 시민들이 서로 <공유>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완화하고 해결해나가기 위한 각종 지원 정책을 펴나갔다.

그는 ‘협력적 공유사회’란 무소유의 가치가 보편화 된 사회라고 정의했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공유경제, 공유사회는 더욱 확대되기 시작했다. 돈과 자본에 의존하는 삶이 갖는 불안전성과 비인간성을 몸으로 체득했고, 여기에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확산, SNS가 대중화되면서 손쉽게 재화의 공유와 접근이 가능했고, 수요자와 공급자의 신뢰와 평판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 공유사회를 만드는데 큰 사회환경을 제공했다.”

그는 “약자와 가난한 사람이 살 수 있는 방법은 끼리끼리의 결합, 협력, 상호부조와 협동밖에 없다.”면서 “무소유의 삶은 이제 불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인류가 이뤄야 할 보편적인 생활양식으로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부인도, 내 아들 딸, 집도 나무도, 토지와 땅도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명확하다면, 이제부터는 내가 쓰고 있는 물건을 가장 잘 쓸 사람은 누구일까를 찾아야한다고 역설했다.

유 이사장은 이같은 ‘협력적 공유사회’로 가기위해 불교가 준비해야할 일을 질문 형식으로 제시했다.

“각 신도나 신행단체들끼리 물건과 책, 옷, 주차장, 집 등을 공유하는 일을 해볼까? 사찰을 지역에서 공유센터의 거점으로 만들어 공동체의 촉매자가 되는 일은 어떨까? 자기 물건이 내 것이 아니라고 무소유선언을 해보는 운동은 어떨까? 간디처럼 자신이 가진 땅을 내놓고 농사짓는 사람에게 희사하는 운동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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