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스님들이 시를 낭송하며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선체 인양을 촉구했다.

승려시인협회(회장 진관 스님)는 4월 16일 오후 4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승려 ‘시’ 낭송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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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사진 왼쪽)은 이날 ‘목 놓아 부르고 싶은 이름들아’와 ‘쇠못을 뽑아라’란 시 두 편을 읊으며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고, 정부 특별법에 의해 진상 규명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청화 스님은 시 ‘목 놓아 부르고 싶은 이름들아’에서 “너희들의 죽음을 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우리는 그리고 이 나라는/모두가 손발이 없는 불구였다는 것을/ 이 부끄러운 몸에 너희들을 향해 가는 손발이 생길 때까지/지금 앞을 막고 있는 커다란 바위들에/ 4월 16일을 생기고 또 새겨 마침내는 흙이 되게 하리라/어딘가 지켜보고 있는 너희들을 위해”라며 정부를 비판하고,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청화 스님은 시 낭송에 앞서 “전 국민의 경악을 금할 수 없었던 끔찍한 참사인 세월호 사태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에 아쉬운 점이 많다”면서 “1년이 지났으나 정부는 세월호 사태의 해결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진관 스님도 시 ‘세월호를 건져내라’와 ‘세월호의 비극 2’를 통해 세월호 사태를 ‘분단 한국의 침몰’로, 1주기가 됐음에도 변화 없는 모습을 ‘무능한 나라의 탓’으로 묘사했다.

로담 스님은 시 ‘말 한마디에 감사함을 전하려고’를 통해 세월호 사태는 ‘별업(別業) 아닌 공업(共業)’이라면서 “모두의 희망 하나 건져 올리자는데/ 어쩌자고 애써 모른 체하십니까”라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대안 스님과 범상 스님이 각각 추모시를 발표하며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이날 낭송회에 앞서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은 추모의 말을 통해 “추운 바다에서 아직도 아홉 명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실이 기가 막히다”면서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는 안전한 사회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낭송회에는 윤정숙 대한불교조계종 15기 포교사(전기민요 전수자)와 연향미, 정선희 씨의 경기민요, 최정희 씨의 살풀이도 함께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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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 스님(사진 가운데)과 청화 스님(사진 오른쪽) 등 스님들이 16일 승려시인협회가 주최한 시낭송회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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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열린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승려 ‘시’ 낭송회에서 청화 스님이 추모의 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