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 정상화를 위한 추진위가 산하에 지현 스님을 위원장으로 하는 상임위를 구성하고 앞으로 임원진과의 대화 협의를 진행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선학원 정상화를 위한 추진위원회(회장 법등 스님, 이하 추진위)는 4월 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조계종 총무국장 명본 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추진위는 회의에서 상임위원회 구성 추인과 사업계획 등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심의했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총무부장 지현 스님을 당연직 위원장으로 중앙종무기관(2), 종회의원(2), 교구본사(3), 중진 스님(3), 선원(2) 비구니회 수석부회장 등 15인 이내의 위원을 두는 산하 상임위원회 구성을 결의했다.

또 추진위의 사업 계획으로 종정 예하, 원로의장 스님을 비롯해 오는 4월 8일 원로회의에 참석해 원로의원들의 고견을 듣는 것은 물론, 총림 방장 스님, 지도위원 스님을 면담하고 교구본사 주지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 선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종단 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와 함께 선학원의 역사와 불교 근․현대사를 정리하고, 선학원 임원진과 대화, 협의를 진행해가기로 뜻을 모았다. 선학원 관련 사찰의 대중 스님을 중심으로 개별적 설명회 및 좌담회를 열어 선학원 관련 현안 문제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이밖에도 선학원 전국 분원장 및 선학원 문도 대상 좌담회 개최, 홍보자료 제작 및 배포, 선학원 관련 자료 수집, 중앙종회 등과 정보 공유 및 공동 대응을 펴겠다는 계획이다.
 
추진위 법등 스님은 “무관심이 지금의 선학원과 조계종의 관계를 낳았다”면서 “조계종과 선학원 서로간의 불신이 깊어 꾸준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진위는 양측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확인하고 대화에서 합의점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많은 분들의 고견을 듣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멸빈해놓고 정상화하겠다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 징계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느냐’(중앙종회의원 무관 스님), ‘세미나를 여러 차례 열어 스님들의 심도 있는 이해를 선행해야 한다’(청장사 주지 허정 스님), ‘위원장 스님이 열정적으로 노력하시는데도 선학원 측에서 성의를 보이지 않아 답답함이 있다’(정범 스님) 등의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다.

회의에서는 전국선원수좌회가 4월 7일 회의 시 선학원 측과 대화 추진을 논의해보겠다는 방안도 적극 수용됐다. ‘이사장과의 대화 대신 분원장 스님들과 만나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제안(서산 옥천암 무구 스님)에 법등 스님은 “믿음을 주고, 상대를 존중하기 위해서라도 당분간 대표자를 놔두고 이사진을 만나지 않겠다”면서 “100번이고 진정성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광식 동국대 교수는 이날 회의에 앞서 ‘조계종과 선학원 동근의 역사 및 이념’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조계종과 선학원은 일제 식민지 민족적 시대적 맥락에서 태동됐기에 역사공유와 적절한 관계설정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게 됐다며 선학원은 조계종단의 소속감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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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선학원 정상화 추진위의 1차 회의에서 상임위원회 위원장 지현 스님<사진 가운데>이 추진위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