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1700년 역사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법석이 오는 5월 16일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일에 마련된다.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가 이날 약 20만 명(추정)의 불교도가 광화문 광장에 운집한 가운데 선법문을 한다. 무차선회 성격으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광복 70년,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세계 간화선 무차 대회) 일환으로 봉행된다.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지현 스님과 사회부장 정문 스님, 문화부장 혜일 스님은 3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세계간화선무차대회는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하고 세계평화기원대회봉행위원회와 연등회보존위원회가 주관한다.

세계간화선무차대회는 5월 16일에 열리지만 환영만찬(15일)과 한국전쟁희생자를 위한 수륙무차대재(17일, 조계사), 종교지도자 전통문화체험(18일) 등 15일~18일까지 연 4일에 걸쳐 열린다.

이번 행사의 기조는 지역·세대·이념을 넘어 불자와 세계인이 함께 화합하는 것을 비롯해 ▲세계 고승의 법력과 불자의 염원을 통한 세계평화 기원 ▲광복70주년, 세계의 마지막 분단국인 한반도의 통일 기원 ▲간화선의 수승함을 널리 홍포하여 한국불교의 위상 강화 등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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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간화선무차대회에는 세계 19개국 종교지도자 및 불교 지도자 약 300여명(세계불교승가회 소속 승려 포함)도 동참한다. 국내 종교 및 주요인사도 약 2000여 명 참석할 예정이다.

메인 행사인 세계간화선무차대회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고승들을 포함 총 2500여 명의 스님들이 일제히 입정에 드는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평화법문과 간화선 세계화를 위한 행사가 열린다.

이번 기원대회 관계로 16일 열리는 연등회는 예년보다 약 1시간 앞당겨 진다.

한편 이번 기원대회에서 초청대상 포함 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았던 달라이라마 방한초청은 무산됐다. 봉행위원회는 “지난 2012년 WFB세계불교도우의회 한국대회에서 각 나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며 “고민이 많았지만 여러 국가가 함께 참여하는 자리인 만큼 이해관계를 배제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6월 여수에서 열린 제26차 세계불교도우의회에서는 티베트 대표단의 참석에 대해 중국대표단이 개회식 참석을 거부하는 등 강력한 항의를 표시한 후 출국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는 대회에는 중국과 일본, 대만, 미얀마, 네팔, 인도, 미국, 프랑스, 러시아, 호주 등 19개 국가의 불교지도자들이 참석한다. 대만 불광산사 성운 스님을 비롯해 네팔과 스리랑카, 캄보디아, 몽골 등 불교국가 지도자들을 비롯해 호주불교연합회장 수뜨아모 스님 등이 방한할 예정이다. 

북한 불교계의 참석 여부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직접 방한을 요청한 상태이지만 국내외 정세가 주요 변수가 되는 현실에서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사회부장 정문 스님은 “지난 3월 26일 중국 심양에서 열린 남북불교대표자회담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조불련 위원장에게 공식 초청을 제안했고, 긍정적인 대화가 오간 것은 사실이지만 결정된 것은 아니”라며 “그러나 확답은 없었지만 통일부 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초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봉행위원회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인사들과 한국전쟁 참전용사, 광복 관련 유공자 초청도 추진하고 있다.

기원대회 봉행위원장 지현스님은 기자브리핑에서 “남북화해와 세계평화를 위해 불자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기회”라며 “한국불교가 불자와 국민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지현스님이 발표한 세계간화선무차대회 기조문 전문이다. 

 
광복70년, 한반도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
-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 -

대한민국은 광복 이후 많은 부분에서 놀라운 발전과 성과를 이룩해 왔습니다. 동시에 그 성취의 이면에서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북의 현실과 불균형한 사회적 문제를 함께 안고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불기2559년(2015년)은 온 국민들과 불자들에게 남과 북, 북과 남의 반목, 세대갈등과 이념대립을 넘어 공존, 상생, 합심의 정신을 일깨울 광복 70년, 분단 70년으로 상징적이며 중요한 해입니다. 세계적으로 유일한 분단국가의 현실을 국민 모두가 함께 극복하고, 미래 세대의 발전은 물론 한반도의 궁극의 평화를 위한 통일 담론을 나눌 소중한 해를 맞이한 것이며, 이 시기에 우리는 범불교적 행사를 통해 지역, 세대, 이념을 넘어 모든 국민이 하나로 뭉쳐야 할 중요한 시기인 것입니다.

한국불교 1700년, 올해 범불교계는 광복70주년을 맞이하여 전쟁으로 인한 아픔을 치유하고 세계 최고의 수행력을 갖추신 200여분의 고승대덕들을 모시고 큰스님들의 법력과 전 세계 10억 불자들의 발원에 의해 한반도평화와 세계평화를 이루고자 기원대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금년 5월 15일부터 18일까지 개최되는 본 행사는 범정부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광복70”년 기념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대회입니다. 한반도의 정체된 평화의 논의가 다시금 시작될 수 있도록 범불교계는 북측불교계와 진전된 대화와 협의를 통해 대회를 준비하여 남북간 평화의 기반을 조성하는 획기적인 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세계의 마지막 분단국인 한반도의 통일 기원을 통해 범불교계의 통일에 대한 의지를 대외에 천명하여 남북•북남이 함께 평화로 나아가는 기반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전통의 멋과 흥이 넘치는 전통문화 축제인 ‘연등회’가 개최되는 기간 동안 본 대회 속에서 세계고승이 함께 증명하는 가운데 윤회를 벗어나 적정열반을 증득하기 위하여 수많은 방편 중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수행법인 ‘간화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소중한 기회로 삼아 부처님 법을 선양하여 불자와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광복70년, 한반도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는 세계불교 역사상 보기 드문 세계의 수승한 종교지도자가 참석하는 여법한 행사로 봉행될 것입니다. 전 세계 불교인이 한마음 한뜻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모습을 통해 모든 국민들의 마음에 한반도의 통일이 새겨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