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연재 > 김태형의 부석사이야기

통일신라 불교도상학의 매우 중요한 유물

김태형 | jprj44@hanmail.net | 2015-03-31 (화) 12:54

부석사 주변에는 양질의 화강암이 많다. 거대한 암괴(巖塊)보다는 큼직한 바위들이 많아 불상 조각을 위한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부석사의 웅장한 석축도 주변의 이러한 바위들을 가공하여 쌓았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부석사를 찾지만 정작 다리가 아프다, 힘들다는 이유를 들어 잘 찾지 않는 곳이 있으니 조사당 서쪽의 자인당이다.

 

자인당에는 현재 보물 제220호와 보물 제1363호 석조여래좌상 등 3구의 석불이 봉안되어 있다. 이 석불들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동악미술사학회 발표 기사에 부분적으로 언급이 되어 있지만 보다 세부적 도상 공개를 통해 이 불상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아름다움을 만나고자 한다.

 

먼저 자인당내 보물 제220호 석조여래좌상은 통상 비로자나불로 불리지만 2구 모두 비로자나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 이 2구의 석불은 본래 부석사 동쪽의 옛 절터인 경북 영주시 부석면 북지리 178번지에서 옮겨온 것이다. 이들 불상들은 1910년대 자료 사진에는 현재의 2구는 비교적 완형으로 남아 있었지만 동쪽의 한구는 완전히 파괴되어 대략적인 형체만을 알 수 있다.

 

이 불상들은  1958년 11월 부석사로 옮겨진 것인데 그 이유는 아마도 1957년 1월 17일 부석사를 방문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석사 유물 보호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어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확인한 봉화 오전리 석불 불두(佛頭)의 부석사 이전 등의 상황으로 볼 때 당시 심각한 훼손 위기에 놓인 이들 석불에 대한 보호 건의가 있지 않았나 싶다.

 

자인당내 석불 중 먼저 서쪽에 있는 불상의 도상을 살펴보면, 하대석에는 향로와 사자상, 중대석에는 공양보살상이 각각 조각되어 있다.

 

하대석의 사자상은 정면 향로를 제외한 7마리의 사자가 각기 다른 표정과 모습으로 새겨져 있는데 그 표정에서 희로애락의 의 감정이 묻어나는 듯하다.

 

보물 제220호 석조여래좌상.(자인당 내 서쪽)


 

하대석의 향로와 사자상

 

중대석의 좌불과 공양보살상

 

광배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조각들. 광배의 두광부분에는 원을 그리기 위한 중심점이 남아 있다.

 

 

중대석의 공양보살상은 1개면에 좌불과 7면에 걸쳐 새겨져 있지만 파손이 심해 그 중 일부만 확인된다. 이 중 연화공양보살상은 중국 돈황 막고굴 329호 굴의 ‘공양인과 馬車’ 도상중 연꽃을 공양하는 인물상과 일치하는 도상이다.


 

 

보물 제220호 석조여래좌상. (자인당내 동쪽)

 

하대석의 향로와 사자상

중대석의 좌불과 공양보살상

가장 이른 시기의 삼세불도상이 확인된다.

 

이 불상의 광배도 비교적 보존상태가 좋아 세부적인 도상을 살필 수 있는데 섬세하고 화려한 문양이 다른 여타의 석불 광배와는 차원이 다르다. 광배에는 좌우 3구씩 화불이 배치되어 있고 최상단에는 천개(天蓋)가 드리워진 삼불(三佛)이 구름을 타고 있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구름  문양이 광배 가득 채워져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동쪽의 석불 또한 마찬가지로 하대석에 사자상, 중대석에 공양보살상이 각각 조각되어 있지만 파손이 심해 일부만 확인된다.

 

이 불상의 광배 도상은 현존하는 삼세불(三世佛) 도상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보여 향후 한국불교도상학 연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광배 안에는 연화당초문과 회오리문양이 가득 새겨져 있다.

 

자인당 내 중앙에 있는 석불은 본래 현재의 원융국사비와 동부도밭 사이의 약사전(藥師殿: 일명 동전(東殿)에 봉안되었던 불상으로 조선 말기에 이르러 전각이 없어지면서 오랫동안 흙속에 상대석이하 부분이 매몰되어 있다가 1916년 경 무량수전 보수공사를 하면서 그 전모를 드러내었다.

 

비록 광배는 사라졌지만 하대석과 중대석의 도상이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어 통일신라시대 불교도상학에 있어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중대석 뒷면에 있는 ‘지장보살반가상’은 현재 국내 최고의 지장보살반가상 도상으로 관련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보물 제220호 석조여래좌상. (자인당 내 중앙)

하대석의 향로와 사자상

 

 

 

 

중대석의 불보살상

석불의 승각기에 조각된 꽃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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