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찰의 무단 토지매각을 막고 사찰이 공적 기관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은 3월 13일 표충사 전 주지가 매각한 토지에 관한 반환청구소송에서 표충사 공식통장에 입금된 13억 9천 1백만원을 매수자에게 반환하고, 그 토지는 표충사에게 반환하라는 판결을 선고했다.

표충사 불법 토지매각 대책과 사찰운영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위원장 원산 스님, 이하 대책위)는 3월 25일 "이번 판결은 매각 토지 모두가 경내지로 인정된 전통사찰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의 첫 사례"라면서 "이후 전통사찰의 무단 토지매각을 막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주지 개인이 받은 토지 매각대금은 매매대금으로 인정되지 않고, 사찰의 공식통장에 입금된 금원만 매매대금으로 인정돼 사찰이 주지 개인의 시설이 아닌 공적 기관임을 대외적으로 밝혔다"고 강조했다.

또 "이전 표충사 전 주지 김봉권과 사무장에 대한 형사사건에서는 징역 7년 및 징역 4년 6월이 각각 선고됐다"면서 "이는 일반 기업 범죄에 대한 형량에 비하여 2년 정도 형량이 높은 것으로 전통사찰의 공익성과 주지의 관리책임을 엄중하게 평가한 것으로, 차후 동종 범죄를 막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도사는 2012년 8월 토지 불법 매각 사실을 확인한 뒤 전 주지를 형사고발하고, 더 이상의 토지 처분을 막기 위해 가처분을 했으며 ‘표충사 불법 토지매각 대책과 사찰운영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 불법 매각된 부동산 환수를 위한 법적 대응을 전개해 왔다.
 
대책위는 "표충사 사건 전반은 반드시 우리 종단에 분명히 기록돼 향후 재발되는 일이 없도록 경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