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재정 공개는 결국 사찰 재정의 확충과 승단의 공경을 이끌어 승단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3월 25일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추진위원회(공동추진위원장 도법 스님, 이하 추진위)가 공주 한국문화연수원 다목적홀에서 개최한 제3차 대중공사<관련 기사 있음, 기사 참조>에서 브리핑 발제자 진화 스님, 허정 스님, 금선사 이동렬 고문 등에 의해 제기됐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진화 스님은 브리핑 첫 발제자로 나서 “사찰의 재정공개는 사찰 책임성을 제고하고, 사부대중의 참여를 꾀해 신도의 알권리를 보장, 결국 신뢰와 사찰재정 증진을 이끈다”고 강조했다.

진화 스님은 브리핑에서 “국세청이 지난해 12월 허위영수증 발급기관 102곳 중 93곳이 종교단체였다고 발표했다”면서 “지난해 불교사회연구소의 종교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와 불교를 제치고, 종교계 최초 기부금 내역 공개한 서울대교구와 인천교구를 두고 있는 천주교가 가장 투명하다고 응답했다”고 밝혀 재정의 투명화를 기한 천주교의 신뢰도가 높은 것을 강조했다.

이어 “불교계가 기부금 보고를 상세하게 하고 있고, 가람지기 시스템을 통해 투명한 재정을 이끌게 했음에도 불교계가 뭔가 의혹이 있는 듯 느껴지는 게 현실”이라면서 “사찰재정 투명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오늘 대중공사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자 천장사 허정 스님은 브리핑에서 “귀찮지만 정확하게 하기 위해 매월 천장사 회계 보고를 하고 있다”면서 “재정을 공개하며 사찰 재정이 조금씩 상향되고 있고, 말사의 포교현황, 재무현황 등의 기본 자료가 축적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자료를 통해 본사 차원의 주지 인사 시 반영과 종단 예산 수립과 복지 정책 수립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선방을 운영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선방을 운영한다는 허정 스님은 “‘승단은 부자여도 스님은 가난한’ 종단이 돼야 한다”면서 “총무원장이나 주요 직책 출마자가 자신의 재산을 공개하거나, 노스님을 모시는 조건으로 주지 발령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산 금선사 신도회 고문 이동렬 씨도 ‘사찰재정투명화 왜 필요한가’란 주제로 브리핑하며 “금선사는 1994년 현 주지 법안 스님이 부임한 이래 사찰운영을 완전 공개하고 신도가 사찰운영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주지 스님 등 사중소임 스님들과 신도회 임원 등 18명으로 사찰운영위원회를 조직한 이래 전통사찰 등록(1996년)을 이끌고, 1994년 187평이었던 사찰 토지가 지난해 말 기준 2,500평으로 13배 이상 늘었다.

재정 공개 후 대적광전을 비롯해 총 10여 동이 신축됐고, 국고, 지방비 외부 지원을 제외하고도 재정 규모도 4,500만원에서 12배 이상 늘은 5억7,460만원이 됐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은평구 신사종합복지관을 위탁운영하며 외부활동까지 확장하고, 템플스테이 연 인원이 4,400여 명에 달해 2013, 2014년 최우수 사찰로 선정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동렬 씨는 사찰운영 공개로 “스님에 대한 공경심이 깊어지고, 사찰운영 주체로서 책임의식이 커지며 자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무슨 일을 하던지 스님을 믿고 따라 사찰의 불사와 운영이 원만해지고, 매사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며 지역 사회에서 사찰의 기능이 확대, 신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찰의 공개 운영은 공심에 입각한 주지 스님의 의지와 실천에 있다”고 부연했다.
 
불광사 김남순 씨도 이날 브리핑에서 “사찰 재정 공개를 하고 있는 불광사는 지난해 회계법인을 통해 지난 10년 간 불사 관련된 외부 감사보고를 받으며 투명하다는 평을 받았다”면서 “재정공개를 통해 결산까지 마치다 보니 사찰에 대한 신뢰가 증대되고 행정 능력 배양이 뒷받침됐다”고 밝혔다.
 
이날 대중공사에 참여한 스님 72명, 재가자 42명 등 총 114명은 오후 1시부터 사찰재정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 것인지, 재정투명화의 걸림돌은 무엇인지를 논의하며 재정 투명성 강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 계획적 지출과 승가공동체 및 지역사회를 위한 회향 방안, 재정투명화를 장려하기 위한 각계의 역할, 미래 불교를 위한 대비, 사설사암 등 종단의 공동체성 강화를 위한 중장기적 과제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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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 다목적홀에서 열린 3차 대중공사에서 참석자들이 진화 스님의 브리핑을 경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