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불자들의 불교에 대한 신뢰도는 점차 낮아지고, 불교가 한국 사회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불자가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 스님)가 최근 발간한 <불교사회연구소 대국민여론조사 심층분석 보고서>(사진)에서 드러났다.

만 16세 이상의 일반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성별, 종교별, 지역별에 따라 세분화해 대면조사한 결과, 종교에 대한 신뢰도는 2011년 가톨릭(4.11), 불교(4.05), 개신교(3.34) 순이었고, 2014년 가톨릭(3.39), 불교(3.32), 개신교(2.92)로 점차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종교 신자들은 각각 자기 종교에 대해 가톨릭 4.15, 개신교 4.09로 4점대 이상 신뢰를 보였으나, 불자들은 3.93으로 3점대의 신뢰를 보였다.

사회적 영향력이 가장 큰 종교로는 2011년엔 개신교, 불교, 가톨릭 순이었으나, 2014년엔 가톨릭, 개신교, 불교 순으로 나타나 불교가 가장 영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1년에 비해 2014년 자기 종교가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대답이 개신교(83.2%→63.8%)와 불자(75.1%→27.0%) 사이에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톨릭의 기여도를 높게 평가하는 수치가 크게 늘어났다(8.6%→14.9%).

종교에 기대하는 역할로 두 해 모두 ‘고통과 슬픔, 좌절에 대한 위로’를 처음으로 꼽았으며, ‘살아가는 이유와 의미부여’가 뒤따랐다. 세 번째 기대 역할인 ‘사람들 사이의 대립 및 갈등 해소’는 2014년 크게 증가해 종교의 본질적 기능보다는 개인적 혹은 사회적 고통의 해소와 위로를 필요로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외에도 불교는 종교행사 출석률, 신행활동률, 보시금 납부율 등에서 ‘종교적 충성도’가 낮은 종교로 평가됐다.

보고서 연구 책임을 맡은 박수호 덕성여대 교수는 3월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위로와 사회적 갈등 해소 등에 대한 기대는 그만큼 한국 사회가 고통스럽고 갈등이 만연해 있다는 근거”라면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 종교가 내적 평화와 행복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증가한다는 것은 종교가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고 ‘종교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불교사회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신뢰도, 미래전망, 개종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톨릭의 미래가 가장 밝고 불교는 점차 침체기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불교의 강도 높은 혁신과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불교사회연구소장 법안 스님은 “현재 교단이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가를 조사 분석한 이번 보고가 종단 운영에서 종책 수립의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크게보기

법안 스님이 보고서 발간과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