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무허가였던 전통사찰의 국유림 사용이 대부계약 체결로 합법화되는 길이 열렸다. 3일 관련 국유림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성화가 가능한 점유지는 장기적으로 소유권 확보도 가능해졌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전통사찰이 종교용 시설부지로 무단 점유한 국유림을 대부계약(양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국유림의 경영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국유림법)이 3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됐다고 4일 밝혔다.

통과한 국유림법 '부칙 제2조'에 따르면, 대부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주거용 시설부지, 종교용 시설부지, 농지 용도로 국유림을 10년 이상 무단점유한 자가 법 시행일로부터 2년 이내 자진신고하고 산림청장이 심사해 원상복구할 필요가 없는 경우 지목변경에 필요한 산지전용신고의 수리와 산지전용허가 처분을 할 수 있다. 처분 후에는 지목을 변경하고, 국유림의 대부 계약 체결이 가능해졌다.

또 '부칙 제2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양성화가 가능한 무단점유지의 최대 허용면적은 종교시설의 경우에는 2,000㎡이내까지이나 전통사찰법에 의한 전통사찰의 무단점유지가 2,000㎡를 초과할 경우 전통사찰보존구역으로 지정된 면적까지로 확대 하는 특례를 뒀다.

신설된 '제20조 제1항 제2호의3'에 의해 국유림을 대부받아 5년 이상 사용한 경우, 해당 국유림을 공유림 등(공유림 또는 사유림 그 밖의 토지)과 교환할 수 있도록 해 장기적으로는 토지의 소유권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그동안 국유림 지정 전부터 운영된 전통사찰은 국유림을 사용할 수 있는 허가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불법점용상태’로 원상회복 명령이 내려지는가 하면 변상금이 부과돼 사찰 운영에 지장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기준에 적합하면 대부 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계약 5년이 지나면 토지 교환도 가능해 사찰의 보호 와 발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국유림을 농지용으로 무단점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법에서 정한 기준 이내로 대부계약을 할 수 있게 됐다.

조계종은 "이번에 통과된 국유림법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후 시행령 개정 등 보완 절차를 거쳐 오는 9월 이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면서 "시행일로부터 2년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점을 유의해 자진신고의 시기를 놓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2,000㎡를 초과한 국유림 무단점유지가 있는 전통사찰은 개정된 국유림법 시행 전까지 해당 무단점유지를 포함한 전통사찰보존구역 지정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