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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에 경고등…불교계엔 적색등”

김응철교수 | sam1528@hanmail.net | 2015-02-16 (월) 11:43

<미디어붓다>는 한국불교계의 대표적인 포교정책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에게 2015년도 갤럽의 한국종교실태 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 조사 결과의 내용이 한 번 보고 넘겨도 되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2차례에 걸친 김응철 교수의 분석이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불교계의 포교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갤럽 조사를 통해본 불교인구의 변화 추이(1)

 

  한국갤럽에서 1984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5회에 걸쳐 정기적으로 종교인구의 수와 특성의 변화를 조사한 것은 한국의 종교실태 연구에 기여한 바 크다. 종교단체에서 주관한 조사결과는 조사대상과 표본의 수에서 객관성과 합리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사 주체에 따라서 다소 편향과 왜곡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에 전문 조사기관에서 객관적으로 종교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는 것은 자료의 신뢰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갤럽의 조사는 표본추출, 조사방법, 통계처리, 자료 분석 등에 있어서 왜곡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함으로써 결과의 신뢰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한국갤럽의 조사결과라 해도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통계자료를 분석하고 활용할 경우 이와 같은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어떤 조사결과이든 표본의 수와 오차 범위가 있기 때문에 통계결과를 미세한 부분까지 일반화시킬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다만 한국갤럽의 조사결과는 큰 흐름과 변화 추이를 판단하는데 있어서는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전반적으로 종교 인구는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한국 사회는 1970년대 이후 종교인구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였다. 이것은 산업화와 도시화와 더불어 전통종교인 불교계는 물론이고 서양종교인 기독교계에서도 여러 분파들이 생기면서 경쟁적으로 포교활동에 나선 결과로 볼 수 있다. 산업화는 주간단위의 라이프 사이클을 만들어 일요일에 여유가 생겼으며, 도시화는 포교대상에 대한 집중적인 포교활동이 가능해지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세태 속에서 삶에 불안을 느낀 사람들이 종교를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그 결과 종교 활동에 참여하는 인구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종교인구 비율은 1984년 44%, 1989년 49%, 1997년 47%, 2004년 54%, 2014년 50% 등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1984년부터 2004년까지의 종교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2004년을 정점으로 2014년까지의 약 10년 동안 종교 인구는 소폭으로 감소하였음을 보여준다.


  갤럽의 조사결과의 정확도는 통계청에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10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센서스의 결과와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통계청 조사결과를 보면 종교인구 비율은 1985년 42.6%, 1995년 50.7%, 2005년 53.1%로 조사되었다. 한국갤럽과 통계청 조사는 1~2년의 차이는 있으나 오차범위 내에서 거의 유사한 분포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조사결과에 나타난 우리나라의 종교인구의 변화는 유의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종교인구의 변화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여자의 종교인구 비율은 63%로 매우 높았으나 2014년에는 57%로 6% 포인트 감소하였다. 반면에 남자는 지난 10년 동안 44%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이 결과를 통계청 조사결과와 비교해 본다면 2005년 여자의 종교인구 비율은 56.4%, 남자는 49.7%로 나타났다. 2004년 한국갤럽의 조사는 2005년 통계청의 조사에 비하여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편차가 나타났는데 이는 표본 선정의 지역별 배정과 수의 차이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고성에서 열린 세계잼버리에 참석 중이 청소년 불자들,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미디어붓다 DB


  
  -. 불교인구의 감소세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2014년 갤럽조사에서 종교별 인구 비율은 불교 22%, 개신교 21%, 천주교 7% 등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는 불교 24%, 개신교 21%, 천주교 7% 등으로 조사되었다. 이 결과를 비교해 보면 지난 10년 동안 불교인구 비율이 2%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개신교와 천주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통계청 조사에서는 불교 22.8%, 개신교 18.3%, 가톨릭 10.9% 등으로 조사되었다. 이 결과와 비교하면 갤럽의 조사는 통계청의 조사에 비하여 불교와 개신교는 다소 많게, 천주교는 다소 적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양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다소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만약 갤럽의 2014년 조사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불교 인구는 이웃 종교에 비하여 더 크게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 종교활동은 전통적으로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여자의 종교활동 참여가 크게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으로 여성 불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불교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갤럽의 조사결과에서는 “최근 10년간 종교인 비율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청년층에 있다.”고 보았다.  또한 갤럽에서는 “10년 전 30대는 49%가 종교를 믿었지만 현재 30대는 38%로 11%포인트 줄었으며, 현재 20대 중 종교인은 31%에 불과하다. 2030 세대의 탈(脫)종교 현상은 종교 인구의 고령화, 더 나아가 향후 10년, 20년 장기적인 종교 인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는 젊은 층에서 종교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10년이 지난 후에 이탈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20대의 종교인구 비율이 31%라면 향후 20년이 지나면 40대 이하의 종교인구 비율이 20%대에 머물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무종교인의 비율은 급증하는 반면에 종교인구 비율은 크게 감소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만약 이런 예측이 현실화 된다면 현재 각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시설들의 상당수가 이용자가 없어서 유휴시설로 바뀔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이것은 대규모 종교시설을 운영하는 종교단체들이 큰 타격를 입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 새로운 불자 유입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갤럽조사에는 종교별 신앙기간을 5년 미만의 단기와 20년 이상의 장기로 구분하여 조사한 결과가 포함되어 있다. 이 결과를 보면 ‘84년과 ’89년에 실시한 두 번의 조사에서 5년 미만의 단기신앙자의 비율은 불교인 18%, 15%, 개신교인 25%, 24%, 천주교인 25%, 30% 등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세 종교인 모두 80년대에 새로운 신도들이 많이 입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개신교와 천주교인의 경우 새신도 비율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비율은 90년대 이후부터 급속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천주교인은 ‘97년 급감하였던 비율이 이번 조사까지 서서히 증가하였다. 가장 크게 감소한 종교는 개신교인으로 84년 25%에서 2914년 6%로 줄었다. 불교는 8% 내외로 정체를 보이고 있다.


  20년 이상 장기 신앙자의 비율은 ‘84년의 경우 불교인 40%, 개신교인 44%, 천주교인 39% 등이었는데 2014년의 조사에서는 불교인 61%, 개신교인 64%, 천주교인 57% 등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는 두 가지 점을 시사하고 있는데, 하나는 각 종교의 신도들이 노령화되고 있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종교를 유지하는 종교인의 수도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갤럽조사 결과에서는 “연령별로 보면 불교인 비율은 20~30 세대(약 10%)와 50~60 세대(30% 상회)의 차이가 큰 데 반해, 개신교인과 천주교인의 연령별 분포는 상대적으로 고르게 나타났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불교계의 경우 아직도 30대 이하의 청년층에 대한 포교전략과 활동이 부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와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래세대 불교인구가 급감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이미 종교계에 경보등은 켜져 있고 특히 불교계의 적색등은 심각하게 울리고 있다. 그러나 불교계는 이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불자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난무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변화를 주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번 한국갤럽의 조사결과를 보면 앞으로 입장료를 내고 사찰을 방문하는 불자들도 크게 감소할 것이고, 사찰에서 정기적으로 신행활동을 할 신도들의 수는 더욱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적 대안이 없는 상태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불교계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포교활동에 일대 혁신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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