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하루 보내세요!?
모임이 끝나고 “예.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말하고 헤어지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까칠한 도반이 거기다 대고 바로 “시간은 보내는 게 아닙니다. 흘러 보내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모두에게 노력해서 좋은 하루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그런 인연을 심기 바랍니다.”라고 해야 한다고 합니다.

“예. 선생님두요!”라고 응답하면서 그냥 지나가도 될 일을 상황을 참 어렵게 만듭니다. 어떻게 보면 지적질이 맞습니다. 하지만, 전 참으로 이런 지적들이 고맙습니다. 깨어있는 분들이 많을수록 우리 사회는 더욱 더 맑아지고 또 밝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좋은 하루 만드시고 계신가요?

운전할 때는 참선하지 마라?
모든 행 가운데 참선 아닌 게 없습니다. 집중하라는 것이 꼭 명상에 몰입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삶속에서 삶의 참된 의미를 찾는 생활선에서는 ‘운전’할 때는 운전에 집중하면서 운전 속에서 우리가 배울 교훈을 찾는 것도 하나의 화두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운전하는데 한 눈 파는 것은 참선이 아닙니다. 운전할 때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물처럼 ‘흐름’을 느낍니다. 피가 흐르듯이 우리 국토의 대동맥과 같은 고속도로 등에서 차들이 참 잘 흘러갑니다.

항상 잘 흘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가끔 또는 자주 흐름이 막히거나 끊기기도 합니다. 작은 지류가 합쳐지는 것처럼 끼어들기도 합니다. 이러면 답답해하거나 화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내가 가는 길은 왜 언제나 잘 뚫려야 한다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인지 스스로의 욕심과 상심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을 돌아보면 됩니다. 어쩌면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하는 운전이야말로 받아들임의 시작이자 끝이 아닐까 싶습니다.

답답하거나 성난 마음을 가라앉히고 멈춰선 차에서 주변도 둘러볼 줄 아는 ‘여유’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렇게 잠시 쉬면서 마음도 쉬게 하면 좋을 듯합니다. 무척 바쁠 겁니다. 하지만. 모두 다 바쁜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섰다가 가다가 하는 운전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가는 사람들의 어려움과 여유도 함께 돌아보면 더욱 좋습니다. 운전에 집중하는 삼매도 좋지만 창문을 열고 가끔 주변의 경치를 보거나 길거리를 바삐 거니는 사람들의 군상도 보면서 그렇게 여유도 배우고 쉼이라는 휴도 배워가야 합니다. 8차선 한복판에서 멈춰진 차에서 창문을 열어보니 눈부신 햇살아래 길가 모퉁이에 핀 작은 들꽃이 나를 보고 방금 웃기도 하는 것을 꼭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말해서?
가끔 도반들이 ‘솔직히 말해서’로 말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를 통해서 국민기자시대를 맞이하는 요즘 어디를 보든 누구를 만나든 ‘솔직히 말해서’라는 표현을 자주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러나 전 그런 말들로 조금 불편해집니다. 왜냐하면 솔직한 고백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평소에 솔직했으면 하는 그런 엄청난 욕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해서’라는 말은 평소에는 전혀 솔직하지 않거나 그다지 솔직하지 않거나 아니면 솔직해야한다는 것조차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허위 속에 산다는 그렇고 그런 어조의 어두운 어감이 다분합니다. 물론 실제로 평소보다 솔직하게 말해야 하는 때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서 솔직함이란 조화와 화합을 위해서 잠시 ‘연기’하는 배우처럼 방편적인 삶을 잠시 멈추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허허실실처럼 상대를 배려하는 그런 들뜸을 가라앉혀서 본연의 마음 자세로 돌아가서 말하는 것이 솔직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남에게 보이는 무대 속의 주인공 같은 역할을 잠시 멈추고 그 정지된 모습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무대 감독이나 연출자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관객과 대화하듯이 말입니다. 그런 경우가 솔직함이 아닐까요? 따라서 ‘솔직히 말해서’라는 말을 솔직히 한다는 표현보다는 ‘마음에 솔직해지자면’ 또는 ‘솔직한 마음으로’라는 표현은 어떨까요? 대안이 될까요? 말이 아니라 마음을 솔직히 한다는 측면에서 좀 낫지 않을까요? 얼른 시간 내서 차 한 잔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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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남이가? 그럼 우리가 무슨 식구라도 되는가?
‘우리가 남이가?’ 한때 유명했던 말 같습니다. 이 말은 묘하게 ‘우리는 남이 아닌 식구다!’라는 말을 연상시킵니다. 식구란 말은 뭐 그리 다른 그윽하고 의미심장한 개념을 가진 단어는 아닌 듯합니다. 가족이라는 뜻인데 만약 그렇다면 이게 말이나 생각으로만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가족이라는 말에는 정말 커다란 책임과 의무가 요구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남이가?” 라는 말이 “우리는 식구(가족)다”라고 하는 말은 단순한 명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다양하고도 심오한 인생의 의미가 깊숙이 담겨 있습니다. 식구라면 가족이 가시밭길을 걸어가더라도 신발이 없더라도 다 함께 같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뻔히 불구덩이인 줄 알면서도 함께 빠져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똥통에도 함께 빠져보고 찬물 더운물 가리지 않고 그냥 함께 가는 사람들이 진정한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식구입니다. 즉 아무런 이해타산이라는 계산 없이 살아야 식구고 가족입니다. 그리고 같은 길을 가기에 도반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 길이 어떤 길인지 얼마나 힘든 길인지도 잘 알려줘야 합니다. 그래도 같은 길을 가는 도반이라면 떨어져 살거나 아예 무관심한 가족보다 더 수승한 인연이 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삶의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의지하고 사랑을 나누고 밥을 나누어 먹는 이들이 식구고 가족이며 도반입니다. 그렇기에 아픔도 나누고 돈도 나누며 오직 의미나 의지만을 같이 하는 공동체가 그들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식구도 아니라 그냥 남입니다. 또한 자기가 편할 때나 좋을 때만 식구 운운하는 분들은 진짜 식구가 아니라 남입니다.

그런데 요즘 제대로 설명 없이 분위기를 띄우기위해 “우리가 남이가?”라고 하는 정신 나간 분들이 또 많아졌습니다. 그런 질문 아닌 절규를 듣는다면 당당하게 대답해주세요. “맞아요. 우린 남입니다. 또는 그럼 우리가 무슨 식구라도 되는가요?”라고요. 특히 “언제 봤다고 우리가 식구냐?”로 말해주세요. 좋은 게 좋은 식으로 넘어가면 이 한 생도 그렇게 또 헛되이 버릴 것입니다.

올바른 돈세탁!
요즘 전 매일 돈세탁을 합니다. 세상에 알려진 돈세탁과 다른 좀 더 재밌고 맑고 밝은 게 차이가 있습니다. 가끔 제게도 강사료나 원고료 같은 돈이 들어오려는 기미가 보입니다. 그럼, 적극적으로 신문사 등에 전화해서 절 거치지 않게 회원으로 있는 NGO에 대신 기부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재능기부 같은 작은 돈이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기부금으로 작은 NGO들은 한 해 예산을 짜기도 합니다. 물론 그 돈으로 직원들 월급도 나갑니다.

얼마 전까진 그 돈에는 저를 비롯해서 누가 얼마를 기부해서 만들어진 돈이라는 꼬리표 즉 이름표가 아주 정확히 붙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에야 비로소 그걸 늦게나마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전 요즘 제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붙인 그 꼬리표를 떼어내는 작업에 틈틈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런 돈세탁은 아무도 안하지만 좀처럼 쉽지도 않습니다.

머릿속에 아무런 계산도 하지 않고, 그냥 기부하는 맑고 밝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순수한 노동으로 얻어진 재물이나 스스로 육체나 능력의 일부나 전부를 아낌없이 바치는 것이 기부의 참된 의미이기 때문입니다다. 아직도 기부금이나 보시금에 당신의 이름표를 달고 싶으신가요? 정말 그러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