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천 기자
hgcsc@hanmail.net 2015-02-08 (일) 16:22
▲ 선택본원염불집 = 법연상인(法然上人)의 저술로 일본 정토종을 개종입교하고 근본교전으로 삼은 책이다. 법연상인이 1175년 43세에 선도(善導)대사의 『관경소』를 읽어, 아미타불 본원의 깊고 중함을 깨닫고, 문득 여타의 수행을 버리고 염불문에 들어간 것이 일본 정토종의 기원이다.
법연상인 이전의 일본불교는 비록 대소승의 각 종파가 있었으나 유일하게 정토종만 없었다. 따라서 정토문(淨土門)의 교단이 없을 뿐더러 정토문에서 정식으로 의지하는 소의경전과 교상(敎相)상의 이론체계가 구축되지 않아 왕생의 행체(行體)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가 없었다.
『선택본원염불집』이 나오고 나서야 아미타불의 본원의 의취(意趣)와 왕생의 행체(行體)가 남김없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선도대사의 종지를 따르고 있는 이 책에는 진종(眞宗)의 핵심 요지와 염불의 깊은 뜻이 다 들어있어 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의 발행과 관련, 비움과소통 김성우 대표는 “대세지보살의 응화신으로 불리는 법연상인이 일본에 칭명염불을 위주로 하는 정토종을 창종하였듯이, 우리나라에서도 원효-의상대사의 염불수행이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수행기풍의 문란과 승단내부의 갈등, 일부 사이비 승려의 비리로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해있는 위기의 한국불교가 다시 찬란한 법등(法燈)을 밝힐 수 있는 대안의 하나는 염불이라고 그는 확신하고 있다.
번역은 범어사 승가대와 중앙승가대를 졸업하고 참선 수행을 해온 수마제 스님(현 동화사 말사 쌍용사 주지)이 맡았다. 스님은 다음카페 ‘일심염불극락왕생’도 운영하고 있다.
비움과소통, 324쪽, 12,000원
▲ 나보다 당신이 먼저입니다 = 서산 부석사 주지이자 불교신문 주간으로 있는 주경 스님의 다섯 번째 산문집이다.
선행이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보통은 “내가 조금 손해보고 남이 이익 보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선행은 기본적으로 착한 행동이다. 하지만 스님은 선행이란 남이 조금 이익 보게 하고 나는 큰 이익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걸인에게 천 원을 주면 준 사람은 종일 기분이 좋지 않은가. 걸인은 그 돈으로 라면 한 그릇도 사 먹지 못할 것이 분명하지만 돈을 선뜻 내어 준 사람은 라면 열 그릇 먹은 것처럼 든든할 것이다.” (87쪽)
스님이 20대 초반 출가라는 길을 통해 가출과 독립을 성취한 지 30년의 시간이 흘렀다. 소가 걷듯이 뚜벅뚜벅, 호랑이가 걷듯이 어슬렁어슬렁 지치지 않게 걸어 왔다. 수행은 꾸준하게 평생을 걸어가는 길임을 되새기곤 했다.
“가끔은 좀 쉬어갈 때도 있고 옆길로 갈 때도 있지만 뚜벅뚜벅 부처님을 향한 걸음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 느리더라도 절대 물러남이 없는 마음, 그것이 바로 정진심이다.” (190쪽)
세월의 흉흉함에 민망하고 가슴 아픈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들리는 이야기는 모두가 남 탓이다. 하지만 모두가 네 탓이라 말하는 세상에서는 어떠한 답도 찾을 수 없는 게 세상 이치다.
스님은 “세상 모두를 바꾸는 것 보다는 나 하나가 바뀌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고 말한다. 자식이 책을 읽기를 바라거든 부모가 먼저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 스님의 지론이다. 그러면서 <법구경>의 한 구절을 일러준다.
善觀人瑕障 使己不露外 (선관인하장 사기불로외)
如彼飛輕塵 若己稱無瑕 (여피비경진 약기칭무하.)
남의 허물은 잘 찾아내지만
자기의 허물은 드러내지 않는다.
남의 잘못은 가벼운 먼지처럼 날리나
자기의 잘못은 없는 듯이 말한다. (96~97쪽)
마음의숲, 240쪽,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