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열린 ‘끝장토론’은 다소 아쉬웠지만 그 어떤 토론보다 열정적이었다는 평이 나왔다.

대한불교청년회(회장 전준호, 이하 대불청)로부터 모니터 요청을 받은 김왕근 디베이트 코치는 대불청 주최 ‘조계종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끝장토론(1.22) 방청 보고서를 3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토론회의 형식, 내용, 청중석 등 3개 모니터 결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김 코치는 내용에 대해 “첫 논제 ‘절집 재정의 투명화’가 실현되지 못한 원인과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양측 입장이 달라 논의는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고,  ‘소통 부족’에 대해서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또 “절집 안의 ‘사법적(司法的)’ 질서가 서 있지 못하다는 데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 했으나 절집 안 상황의 열악한 이유와 호전시킬 수 있는 방법에 재가불자 측이 논리를 전개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평을 내놓았다.

김 코치는 “절집 안 상황이 열악한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현대 사회에 맞게 재해석해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절집의 현대화’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스님이 잘못하면 버리면 된다”는 한 청중의 발언을 들며 “가장 강력하고 위협적 발언”이었다면서 “오늘날 조계종이 신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선언이자, 재가자들이 종단에 보내는 이 날의 가장 확실한 경고였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옛날에야 불경이 귀하고 부처의 가르침을 들을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승려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오늘날은 다르다”면서 “승려들이 사사로운 욕심만 채우려 한다면 그에게 의지할 필요가 있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청중에 대해서는 구미 청중들에 비해 너무 절박했다면서 토론회를 즐기고 여유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김 코치는 “조계종이 개혁해야 한다는 신뢰에 주목했다면 도법 스님과도 끝까지 ‘대립’과 ‘비난’으로 가는 대신 ‘공조’의 모양을 갖출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김 코치는 형식면에서는 “제가 본 어느 토론보다도 더 치열해 참가자들의 열정이 놀라웠다”면서 “조계종의 개혁을 위한 중요한 에너지로 작용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토론이 차후 구체적으로 전개되도록 주최 측에 사전 합의를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