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천 기자
hgcsc@hanmail.net 2015-01-26 (월) 18:19『입보리행론』의 한역본이 『보리행경』이다.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의 가르침을 담은 육바라밀을 왜 실천해야 하는지, 어떻게 육바라밀을 수행할 수 있는지 『보리행경』은 아주 자세하면서도 깊이 있게 설명하고 있다.
『티벳트본 『입보리행론』이 모두 10품인데 비해 한역본 『보리행경』은 8품으로 구성됐다. 『입보리행론』의 저자는 ‘싼띠데와’ 인데, 『보리행경』은 저자가 용수보살로 표기돼 있다.
한역본 『보리행경』의 제대로 된 한글 번역본이 없는 상태에서 쌍계사 교무국장 도정 스님(사진)이 우리말 『보리행경』(도반)을 내놨다. 스님은 “한역본 『보리행경』이 그 구조상 서론, 본론, 결론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입보리행론』보다 더 원문에 가까운 권위본으로 본다.”면서, “그 문장의 아름다움과 완성도 면에서도 한역 번역본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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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번역한 한역본 『보리행경』은 7언4구와 5언4구의 게송인 시적 형식을 엄격히 갖추고 있다. 그런데 내용은 티베트본 『입보리행론』과 대부분 달라 새로운 『보리행경』의 번역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기존의 번역을 전혀 참고하지 않고 새롭게 하는 번역이라는 것은 캄캄한 밤길을 달빛에만 의지한 채 울창한 숲을 지나는 것과 같습니다. 원문이라는 달빛은 울창한 숲속을 헤치며 가는 여행자에게 때론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머리글)
스님은 출가 승려로서 나름 밥값을 하고 싶었다. 그것은 경전을 번역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펴는 것이었다. 그런 작은 원력을 품고 있던 2년 전 어느 날 아직 한글 번역이 미답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역 『보리행경』을 발견했다. 본격적인 번역 작업에만 5개월이 소요됐다. 스님은 “시(詩) 형식인 게송으로 이뤄진 경전, 『보리행경』을 승려 시인인 제가 번역할 수 있게 된 것도 준비된 인연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도정 스님은 시집 『정년, 꿈이기에 사랑을 다 하였습니다』와 『누워서 피는 꽃』 등 두 권의 시집을 펴낸 시인으로, 현대불교문인협회와 경남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