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가르침은 모두 무명을 깨치고 지혜를 가르친다. 1500년 전 상가세나 스님이 지은 백유경도 마찬가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한다. 그러나 백유경은 같지만 다른 한 가지가 있다. 바로 해학과 유머를 통해 불교의 가르침을 전한다는 것이다.

백유경속에 설해진 무대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이 세상이요, 주인공들의 어리석은 행동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어리석은 행동을 보고 웃지만 이내 그 모습이 우리 자신의 모습임을 알게 되고 역지사지와 자기반성을 하게 만든다.

크게보기오심 스님은 이 같은 백유경의 내용을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 가듯 간추려 불교TV에서 6개월간 강의했다. 그리고 강의한 내용을 정리해 『백유경 이야기』를 출간했다.

“어쩜 이렇게 어리석은 사람들이 있을 수가 있을까요?”

오심 스님이 강의하면서 사람들에게 들은 한결같은 이야기다. 백유경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대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단적으로 밖에 보지 못하는 인물이라고 스님은 설명했다.

오심 스님은 “세상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살고 있어 부처님은 가르침을 펼칠 때도 그에 맞게 적절하게 설법했다”며 “어떤 때는 호랑이가 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자애로운 어머니나 친구가 되기도 하셨다”고 말했다.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잘 사용한 것이다.

백유경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채찍보다는 당근과 같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우는 아이에게 사탕을 주어 달래듯 잘못을 깨달아 고치기를 당부하고 있다.

책에 소개된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옛날 어떤 부부가 떡을 나누어 먹다가 하나가 남았다. 그래서 부부는 말을 하는 사람이 지는 걸로 하고 이기는 사람이 떡을 먹기로 했다. 그리고나서 서로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도적이 들어와 재물을 훔쳤다. 그걸 보고도 떡내기를 한 것 때문에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부부를 보고 도적은 남편 앞에서 부인을 겁탈하려 했는데도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내는 곧 도적이야 하고 외치며 남편에게 말했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떡 한 개 때문에 도적을 보고도 외치지 않습니까?”

남편은 손뼉을 치고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야, 이제 이 떡은 내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그들을 비웃었다.-

『백유경 이야기』는 이렇게 웃음이 나올 만한 이야기들을 통해 깨달음을 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불교교리가 실제생활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거나 어려운 것이라고 오해한다. 백유경을 통해 해설된 이야기들을 접한다면 불교가 생활 속에서 함께 숨 쉬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오심 스님은?

1972년 통도사 월하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0년 조계종 사미계와 1987년 조계종 비구계를 수지했다.

해인승가대학 대교과와, 중앙승가대학 사회복지학과, 동국대 대학원 선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월봉사 주지와 울산광역시립노인요양원장, 체육인불자회 울산지회 지도법사를 맡고 있다. 불교TV에서 6개월간 백유경을 강의했으며 2008년부터 울산불교방송 <오심스님의 아침을 여는 음악>을 맡고 있다.

Human & Books/ 오심 스님/ 400쪽/ 1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