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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은 헨렝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읽고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게 된 후 주로 밥과 삶, 밥과 철학, 밥과 여행, 밥과 사람 등의 인연법을 주제로 한 글을 써왔다.

이 책은 평범함을 꺼리는 독특한 여행가의 글로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능력을 보유한 저자의 이색 여행기이다. 수행자들의 먹거리를 찾아다니며 특별한 음식과 수행자들의 살림살이를 찾아가고 있다.

 
책은 주인공 삼례가 미얀마의 한 호텔 찻집에서 뿐야 스님을 만나는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국인이지만 미얀마에서 출가한 뿐야 스님은 차분한 어투로 논리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교학과 수행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미얀마에 이어서 일본 편은 평화로운 시골도시 오바마시에 위치한 부코쿠지라는 절에서의 이야기다. 부코쿠지는 1500년대에 지어진 일본 선종인 조동종의 사찰이다.

 
이어서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로 넘어간다. 다람살라에는 달라이라마의 관저가 위치한 남걀 사원이 있다. 바로 그곳에 특별한 공양간이 있는데 이 책의 제목 ‘공양간 노란 문이 열리면’에서 공양간은 바로 이곳을 뜻한다.

 
“2층 법당 옆 한 쪽에 마련한 지하 창고와도 같은 그곳은, 달라이라마의 법문이나 기도의식 등의 행사가 있는 날에만 열리는 모양이다. 고흐가 사랑했을법한 노란 해바라기 빛깔의 문과 창문이 열리면 공양간은 이른 새벽부터 훈훈한 온기로 달궈진다. 티베트인들의 주식과 같은 발렙과 버터차를 만들기 위해서다.

 
고향 떠난 망명자의 신세일지라도 절에 찾아온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한 티베트인들의 인심은 푸지기만 해서 노란 문 공양간의 식구들은 새벽 3시부터 모여 빵을 굽고 차를 끓인다.” (243쪽)

이 공양간에는 18명의 남자신도들이 있어서 야채를 다듬고 써는 일을 담당하는 커팅팀과 밥짓기와 빵 만들기가 소임인 스팀팀이 있다. 그리고 차를 끓여 공양하는 차팀이 있다. 이 들의 신나는 요리 이야기가 작가의 수려한 필치로 흥미롭게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