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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성 스님은 8.15 해방 뒤 남한 땅에 있던 만해 스님의 유일한 제자였다. 만해 정신을 선양하면서, 선의 대중화를 위해 분투했던 그는 1977년 입적했다.

그 뒤 30여 년 간 그에 대한 한 편의 논문도, 한 권의 책도, 법어집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2009년 근현대불교연구가 김광식 박사(사진)가 『춘성 - 무애도인 삶의 이야기』를 펴내면서 춘성에 대한 관심과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의 책은 “나에 대한 일체의 그림자도 찾지 말라!”라는 유언을 남기고 열반에 든 춘성 스님의 삶을 문헌, 증언, 일화 등을 통해 복원해냈다. 그동안 소문, 전설, 신비 등으로만 이어져온 춘성 스님의 삶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됐다. 그러나 출판사가 문을 닫자 더 이상 이 책을 볼 수 없었다. 저자는 2009년 발행된 책의 내용을 보완하고 일부는 추가해 최근에 『춘성』(도서출판 중도)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했다.

춘성은 스님으로, 수행자로, 망월사 주지로 근현대불교의 격랑을 헤치며 묵묵히 걸어갔던 자유인이었다. 그리고 만해 스님의 제자로, 3·1운동 불교대표인 용성 스님과 함께 화엄사상을 웅변적으로 전하였던 화엄법사였다.

저자 김광식 교수는 책 출간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춘성은 수덕사의 선승 만공 회상에서 지독스럽게 참선 수행을 하였던 간화선 수행자로, 도봉산 망월사에서 수좌들을 매섭게 지도하였던 어른으로, 서울 시내의 저자거리에서 부처님 말씀을 원색의 언어로 전하였던 스님으로, 수많은 보살들을 부처님 세상으로 이끌었던 큰스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 「일화로 만나는 춘성」에서는 호탕한 법문으로 세상을 흔들어 무애도인의 명성을 얻게 한 재미있고 가슴을 울리는 일화 28편을 실었다.

제2부 「내가 만난 춘성」에서는 춘성 스님과 깊은 인연이 있는 스님, 학자, 사회 저명인사, 신도 등 23명이 춘성 스님으로부터 보고, 듣고, 감화 받은 이야기 등을 저자가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담아냈다.

제3부 「역사로 만나는 춘성」에서는 한국 근·현대 불교사 연구에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저자가 춘성 스님의 탄생에서부터 만해 한용운 스님을 만나 출가한 이후 만해 제자로서의 모습을 복원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에서의 삶과 수행, 나아가 해방 이후 열반에 이르기까지 대중포교의 행적 등 춘성 스님의 일대기를 한국 근·현대 불교사학자의 입장에서 9단락으로 나눠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저자는 “이제 우리는 춘성을 다시 찾아내고, 다시 만나야 한다. 왜냐하면, 춘성의 고민, 고투, 노선, 지향, 정신, 사상이 절대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직업 수좌, 벙어리 수좌, 법문이 사라진 선방, 선지식을 찾지 않는 간화선 수행이 불교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불교와 승려의 본연의 자세를 찾을 수 없는 엄혹한 이 시절에 춘성이라는 화두를 통해 이 시대 불교지성의 문제를, 만해사상 계승의 문제를 비추어 보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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