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인권위원회와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사형제도폐지불교운동본부는 12월 24일 '국가는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라'란 제하의 성명을 발표하고, 사형제 폐지와 종신형 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법으로 인간의 생명을 규정할 수 없다"면서 "이것은 석가모니의 첫 번째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질서유지와 범죄억제효과는 종신형제로도 충분하다"며 사형제도의 종신형제 전환을 주장했다.

또 "법이 시대적상황과 권력에 의해서 잘못 해석될 수 있고, 오판으로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다"면서 "역사적 입장에서도 일제가 남기고 간 악법이 오늘날에도 존속되고 있다"면서 사형 법조항 삭제를 요구했다.

이하 성명 전문.

<성명서>

국가는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라!

불기2559년은 사형제폐지 원년이 되어야 한다.
 

 2600년 전 붓다께서는 인간뿐만 아니라 생명을 가진 일체중생의 존엄성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미혹한 인류는 법, 진리, 정의를 내세우고, 심지어 신으로부터 소명을 받았다는 종교마저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인간의 생명을 빼앗아 왔다.
 그러므로 사형제를 폐지는 인간의 무지와 탐욕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법은 사회의 안전망이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라도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수 없다.
 법은 언제나 개정 가능한 유동적인 것으로서 인간의 생명에 대해서 그 어떤 절대성을 가질 수 없다.
 그래서 법으로 인간의 생명을 규정 할 수 없으며, 이것은 인류최초의 각자(覺者)이신 석가모니의 첫 번째 가르침이기도 하다.

 사회질서유지와 범죄억제효과는 종신형제로도 충분하다!

 사형제도 옹호자들은 범죄억제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범죄는 인간이 이성적 판단을 잃어버렸을 때 일어남을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형제도를 유지하는 동안에도 범죄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사형제도가 정치적 목적에 악용되면서 오히려 역사의 발전을 가로 막아 왔으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돌이킬 수 없는 불행에 빠뜨렸다.
 그러므로 법이 만들어내는 불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형제도를 종신형제로 전환하여야 한다.
 
 법은 평등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시대적상황과 권력에 의해서 잘못 해석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법의 오판으로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판사로 있을 때 법의오판으로 사형을 집행했고, 그것을 참회하기 위해서 우여곡절 끝에 출가자의 길을 걸으셨던 효봉스님의 일생이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지동설을 주장했던 사람들을 사형에 처했던 것처럼 인간의 무지와 탐욕이 언제든지 약자를 헤칠 수 있다. 따라서 법이 스스로 규정하고 있는 평등과 생명존중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불행한 한국근대사는 일제의 잔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근대 성문법에서의 사형이라는 악법은 조선통감이었던 이등방문을 사살한 안중근을 사형집행하면서 그대로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일제가 남기고간 악법이 오늘날에도 존속되고 있다는 것은 역사적 입장에서도 재고되어야 한다.

 불기 2559년은 사형제도폐지 원년, 종신형제실시 원년이 되어야 한다.
 사형제 폐지는 우리 대한민국이 전 인류를 향해 인간의 존엄성을 헌법으로 보장하고 올바른 법정신을 실천하는 나라임을 선포하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사형수이었던 김대중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노벨평화상을 받은 바 있다. 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사형제 폐지는 당연한 것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이다.
 이제 헌법으로 확정하는 일 만 남아 있을 뿐이다.
 사형수들의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은 사면령을 내려 무기수로 전환하였고, 노무현, 이명박 정부 동안 사형을 집행하지 않음으로서 현제 국제적으로는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부처님의 생명존중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불교인권위원회 한국불교종단협의 인권위원회 사형제도 폐지 불교운동본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종신형 제도를 도입을 촉구한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헌법이 생명존중의 원칙을 회복하는 일이고, 국가의 사법살인이라고 불리는 사형에 의해서 희생된 모든 분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이며, 대한민국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는 일이다.

우리의 요구

첫째, 박근혜 대통령은 맞이하는 2559년에는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종신형 제도를 도입하라.
둘째, 대한민국 국회는 헌법에서 사형이라는 법조항을 삭제하라.
셋째, ‘불교인권위원회’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사형제도폐지불교운동본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형제도를 폐지하여 인권대통령이 되는 데 함께 한다.

2014년 12월 24일

불교인권위원회  사형제도 폐지 불교운동본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인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