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을 온전히 내려놓고 살아가는 수행자의 길을 담은 구도(求道) 이야기가 곧 영화로 만들어진다.

김정빈 원작 ‘단(丹)’으로 데뷔한 김행수 감독은 12월 22일 교계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건반 없는 피아노’ 제작발표회를 열고,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영화 ‘건반 없는 피아노’는 수행자의 깨달음의 길[求道]을 소재로 한 불교 영화. 자신의 눈을 실명하면서까지 탐욕에 함몰되면 안 된다는 가르침을 제자에게 전하려는 은사 묵계 스님과 은사 스님 열반 후 비로소 ‘건반 없는 피아노’란 화두를 타파하는 제자 법공‧묘선 스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예정이다. 

메가폰은 1985년 영화 ‘단’으로 데뷔해 ‘어느 중년부인의 위기(1992)’ 등을 제작한 김행수 감독이 잡는다.

법공 스님 역은 약수터부르스 등에서 주인공으로 열연했던 배건식이, 묘선 스님 역은 식객과 미인도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진 신유주가 각각 연기한다. 시나리오는 김 감독이 지난해부터 1년간 직접 준비해 왔다.

김 감독은 12월 중 촬영지 캐스팅을 마치고, 내년 영화의 해외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같은 해 2월 월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겨울을 배경으로 3개월 간 지리산 암자에서 촬영할 계획이나 캐스팅 불발 시 소백산, 설악산 등지의 촬영 계획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현세 원작 ‘두목’을 찍던 중 제작사 재정문제로 영화가 중단된 이래 22년간 한 편의 영화도 만들지 못했다는 김 감독은 “20여 년 동안 영화는 자본이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자본의 지배를 받는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아 20년 만에 선택한 것이 ‘건반 없는 피아노’”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반 없는 피아노’란 화두를 타파하는 제자 법공 스님과 묘선 스님을 통해 진정 우리가 한 세상을 살며 손에 쥐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내용을 다루는 이 영화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영화는 오는 5월 이후 해외영화제 출품 시기에 맞춰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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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반없는 피아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행수 감독(사진 가운데)과 배우 배건식(왼쪽), 신유주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