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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설 동지, 어려운 이웃에 희망의 시작을 알린다
최승천 기자 hgcsc@hanmail.net 2014-12-21 (일) 19:57
보성선원 주지 한북 스님이 19일 사찰 경내에서 달서구 송현1동 김형구 동장에게 동지팥죽 300명 분을 전달하고 있다.
사찰마다 동지불공이 한창이다. 동지는 차츰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날이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태양의 부활이라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 가는 작은설의 대접을 받아왔다.
동짓날 팥죽을 쑤어 악귀를 쫓았다는 이야기는 중국의 『형초세시기』에서 그 유래를 전하고 있다. 불교민속학자 구미래 박사는 “동짓날 사찰에서는 먹거리가 부족하던 시절 팥죽을 대대적으로 끓여 누구든 먹을 수 있도록 무차대회를 열고 공동체이웃과 나누었다.”며, “가장 깊은 좌절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이 시작된다는 이치를 보여주는 듯하다.”고 동지의 의미를 평가했다.
대구 보성선원(주지 한북 스님) 신도들의 동지맞이도 여느 사찰과 다르지 않다. 동지를 3일 앞둔 19일 오전 경내 공양간에서는 10여 명의 신도들이 팥죽을 쑤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신도단체인 마야회 회장 정옥자(청양심) 보살에 따르면 팥죽을 만드는데 신도 20여명의 손길과 3일의 시간이 소요됐다.
첫째 날 17일에는 팥을 씻어서 삶고, 찹쌀을 불려서 방앗간에 보냈다. 둘째 날 18일에는 팥을 자루에 넣어서 거르고, 찹쌀로 새알을 만들었다. 그리고 셋째 날 19일은 팥죽을 쑤어 나누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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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원장 김종후 거사는 팥과 찹쌀은 모두 신도님들이 특별히 보시한 것으로 경부 상주 산이라고 귀띔했다.
신도들은 이날 정성이 듬뿍 담긴 동지팥죽을 300개의 용기에 담아 절 마당 가운데에 차곡차곡 쌓아 놨다.
보성선원은 대구광역시 달서구 송현1동에 자리 잡고 있다. 송현1동에는 인구 2만 3천여 명의 6.3%에 해당하는 8백여 가구 천 4백여 명의 기초생활수급자가 있다. 이날의 동지팥죽은 이들 중 300명에게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오후2시 관내 30명의 통장들과 송현1동 김형구 동장이 경내에 모여 간단하게 전달식을 갖고, 한 개 통 당 10명분의 팥죽이 배분됐다.
운영위원장 김종후 거사는 “보성선원 신도들의 작은 정성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20일부터 똑같은 방식을 거쳐 동지 당일용으로 1천여 명분의 팥죽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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