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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이상 민요와 잡가를 불러온 소리꾼이 불교 음반을 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인 노경미 씨가 그 주인공.

서울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21호 휘몰이잡가 이수자이기도 한 노경미 씨는 최근 불교 범패 음반 ‘깨침의 소리(신나라 뮤직, 사진)’를 냈다. 40년 이상 민요를 불러온 전문 소리꾼인 노경미 씨의 다섯 번째 음반이다.

‘깨침의 소리’에는 복청게, 천수바라, 도량게, 회심곡, 탑톨이 등 범패(梵唄) 총 11곡이 수록됐다. 경기소리꾼의 특유의 시김새에서 나오는 음악적 정갈함이 불교음악인 범패 음악과 조화를 이뤘다.

특히 이번 음반에는 국보급 반주자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끈다. 대금은 대금산조 인간문화재 이생강 명인, 북과 태징은 김포 승가대 교수 성마 스님(쌍암사 주지)이 각각 연주했다. 또 장구와 꽹과리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휘몰이잡가 인간문화재 박상옥 명창이 반주했다.

노경미 씨는 20대 중반부터 고 김경희 명창(판소리 및 남도민요)에게 판소리를, 박상옥 명창(서울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21호 휘몰이잡가 보유자)에게 휘몰이잡가를 배우는 등 40여 년 간 판소리를 불러왔다. 노 씨는 2000년 동국대 불교문화예술대학원에 입학하면서부터 돌연 불교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성마 스님으로부터 사사 받고, 2003년 국립극장 무대에 올라 범패 천수바라 등을 부르기도 했다.

가톨릭 신자이지만 성당보다 절에 더 많이 다녔다는 그는 “예술엔 종교가 없다. 오직 예술이란 목표 하나로 종교의 벽을 접어두고 불교음악을 공부해왔다”면서 앞으로 불교음악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많은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