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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국제선센터(주지 탄웅 스님) 국제차장 천조 스님(사진)은 80여 명의 새터민(북한이탈주민)들과 함께 김장을 담그느라 분주했다. 새터민들은 버무려진 양념에 미리 절인 배추를 놓고 직접 김장을 담갔다. 이날 담근 김치는 약 200포기. 

“우리나라 김장은 공동 작업하는 데 반해 북한의 김장법은 개별로 진행한데요. 새터민들은 김치 맛이 정말 좋다며 직접 만든 김치를 2포기씩 가지고 갔어요.”

이날 김장행사는 국제선센터가 올해 11월부터 진행해 오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초청 요리교실 데일리 템플스테이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국제선센터가 새터민들과 인연을 맺은 건 2012년 5월부터다.

“새터민들은 한국 적응이 힘들어요. 어른보다 2세들이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많고 말투가 달라 따돌림을 받는 등 적응이 더 힘들지요. 이들의 적응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 가정 문화 경험입니다. 그래서 한국 음식 체험에 주목했죠.”

천조 스님은 남북의 음식문화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 한국 음식을 배우며 접하게 하는 요리교실을 기획했다. 사찰음식보다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간식부터 일반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음식을 만드는 자리다.

“새터민들은 떡볶이가 특별하지 않은데도 너무 어려워 못한다고 아우성이었어요. 하지만 라볶이, 잡채와 삼계탕 등 평범한 한국 음식을 배우는 시간을 가지면서 이야기도 나누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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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80여 명이 지난 2일 국제선센터에서 김치를 직접 담그는 김장체험을 하고 있다.

국제선센터의 기획은 맞아떨어졌다. 한국에 온 지 20여 일 밖에 안 된 이부터 11년 된 이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음 붙일 데 없던 새터민들이 매주 화요일 요리를 배우며 서로의 속사정을 이야기하게 된 것.

스님은 “새터민들이 마음 터놓고 얘기할 공간과 여유가 없다가 이 자리가 생겨 매우 고마워했다”면서 “9일엔 이들의 외식을 대신할 돼지갈비를 만들고, 12월 30일엔 이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바리스타 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제선센터는 양천구에 살고 있는 새터민을 위해 매주 목요일마다 새터민을 대상으로 한 영어교실을 운영해왔다. 앞으로 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자녀 교육방법 강좌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엔 범위를 확대해 관내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템플스테이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