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희정 기자
chammam79@hanmail.net 2014-12-04 (목) 01:58강풍이 몰아친 12월 3일 오전, 생명나눔실천본부(이하 생명나눔) 이사장 일면 스님 일행이 함박눈을 맞으며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을 찾았다. 오른손에 이불 한 채씩을 쥐고서 판잣집 사이 좁은 골목길을 굽이돌았다. 홍보대사 가수 아웃사이더, 김정연 씨와 걸그룹 타히티도 보였다. 이내 눈 쌓인 화분이 담장 앞에 즐비한 한 집의 대문을 열었다.
일면 스님이 최대원 씨에게 이불을 전달하며 덕담하고 있다(좌). 한 할머니가 일면 스님과 가수 아웃사이더로부터 이불을 받고 고마워하고 있다.
초록테이프가 방문에 얼기설기 붙어 있는 집안은 냉기가 가득했다. 슬레이트 판넬로 벽을 막고, 장판을 창에 덧댔으나 바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거동이 불편한 최대원 씨가 나오자 일면 스님이 그의 손을 잡으며 “잘 덮고 건강하라”고 덕담하며 이불을 건넸다. 그는 눈물을 참으며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걸그룹 타히티도 더 돕고 싶다며 손에 쥔 이불 한 채를 또 전달했다.
생명나눔 일행은 녹슨 연통에 고드름이 매달린 또 다른 집을 방문했다. 금 간 유리창 달린 문을 열고, 한 할머니가 생명나눔 팀을 맞았다. 일면 스님이 이불을 건네자 눈물을 애써 참으며 고마워했다. 홍보대사 가수 김정연 씨가 “얼굴이 새색시 같다”고 칭찬하고, 가수 아웃사이더가 손자에게 줄 사인을 건네자 할머니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이날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법륜사 일대는 오전 10시부터 주민들로 북적였다. 생명나눔 이사장 일면 스님과 홍보대사들이 ‘제1회 생명나눔과 함께하는 따듯한 정나누기 행사’에서 이불을 나눠줬기 때문이다.
거동이 불편해 이불을 받으러 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생명나눔 측은 솜이불을 들고 직접 찾아가는 등 구슬땀을 흘렸다. 이렇게 건낸 이불만 150채. 이번 행사는 올해 20주년을 맞은 생명나눔이 그동안의 사랑과 온정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불을 전달받은 주민 김명신 씨는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이라 전기장판, 연탄난로를 사용하는데 외풍이 쎄서 너무 춥다”면서 “이불을 주셔서 따뜻하게 지내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희순 씨도 “겨울만 되면 방안 컵 속 물이 얼 정도로 추운데 이불을 주셔서 불자는 아니지만 불교계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타히티는 “여기에 와보니 우리 주변에 어렵게 사는 이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시간과 여건이 된다면 저희가 성장하는 만큼 베풀면서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봉사 소감을 밝혔다.
이사장 일면 스님은 “주민들이 어렵게 사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일주일 동안 가슴이 아플 것 같다”면서 “이불 잘 덮고 올 겨울 따듯하게 지내시길 바라며 환경에 절망하지 않고 힘내고 열심히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일면 스님은 직접 방문했던 가구 중 거동이 불편한 최대원 씨에게 특별치료비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생명나눔실천본부는 12월3일 열린 제1회 따뜻한 정나누기 행사에서 서울 백사마을 주민들을 직접 방문하거나(왼쪽) 법륜사 앞에서 찾아온 주민들에게 이불 을 나눠줬다. 총 150채 지급됐다.
한편 생명나눔은 12월 2일 ‘11월 지원금 전달식’을 진행해 치료비 지원 환자로 선정된 김지나(가명, 34, 척추손상 및 요추 골절 등) 씨에게 치료비 5백만 원을, 이정희(17, 상세불명의 무형성 빈혈_조혈모세포이식 시행예정) 군에게 치료비 9백만 원을 각각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