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송파 세모녀법

2014년 2월 26일 송파 세모녀 사건이 일어난 지 9개월 만인 17일 소위 송파 세모녀법이 국회보건복지위원회 법안 심사소위를 통과 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은  모친은 몸이 아파 일을 할 수 없었으며 두 딸은 모두 신용불량 상태로 일용직 외의 일을 구할 수가 없었다. 특히 큰 딸은 지병까지 있었지만 현행법으로는 모친을 부양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돼 국가로부터의 지원을 받지 못하여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법안 내용은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을 판정하는 기준(부양의무 부과 기준)을 현행 최저생계비의 130%(2014년 기준 4인가족 212만원)에서 중위 소득수준인 404만원으로 대폭 올리기로 하였다.

 부양의무자가 중증장애인인의  부양의무 소득·재산 기준을 완화해 지원을 늘리기로 하였으며 교육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은 폐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17일 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반쪽 법안임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정부 개정안은 부양의무제의 부분적인 완화를 제외하면 급여체계 개편에만 치중하고 있으며 약 117만명으로 추정되는 부양의무로 인한 사각지대 중 15만명 정도를 새로 포괄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그리고 일명 송파 세모녀법 개정에 합의했지만, 정작 송파 세 모녀가 살아있었다면 이 법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양의무제 완화만 바뀌었지 실질적으로 몸이 아파 근로능력이 없었던 송파 세모녀는 아예 이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 된다는 사실이다.

노동력에 대한 기준은 여전히 일선 기관의 주관적 운영과 판단에 맡겨져 있고 근로능력 유무를  본인이 증명해 내야 하는 기초법으로는  송파세모녀의 죽음 같은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길이 없다.

불행하게도 여야가 어제 합의한 법안으로는 제2,3의 송파 세모녀를 막을 길이 없다.

 가난하여서 죽거나, 병에 걸려도 치료를 못 받고, 돈이 없어서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국민들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은  최소한으로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키며 살 아 갈 수 있 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공동의 땅에서 공동으로 숨 쉬며 공동으로 살아가게 해야 하는 것이 같이 사는 우리 모두의 공업인 것이다.

조계종 노동위원회는 여야가 어제 합의한 법안을 재고 할 것을 촉구하며  앞으로 진정한 “송파세모녀법”이 만들어져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4년 11월 18일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