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포교원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혔던 신도조직 정비의 물꼬를 트는 신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중앙, 교구, 사찰신도회 등 각종 신도조직의 활동 근거를 종법에 못 박은 것이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성문 스님)는 18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속개한 제200회 중앙종회 정기회에서 총무원장이 발의한 신도법 전부 개정안을 일부 수정 후 가결했다.

개정된 신도법은 중앙신도회, 교구신도회, 사찰신도회의 구성, 회칙 내용, 임원 자격을 명시했다. 신도회 임원에 대한 사찰 주지의 임명과 해임 등에 대한 내용도 보다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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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24조 1항 ‘사찰신도회’ 정의에서 신도회를 ‘신도품계 품수자’로 규정하는 개정안은 삭제되고, 현행 ‘당해 사찰에 등록한 신도 전원’으로 존치하기로 했다. 이는 신도품계에 대한 홍보 부족과 일선 스님들의 거부감, 포교현장의 온도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젊은 신도층이 참여하는 도심 사찰의 경우 사찰과 신도회 운영에 정확한 규칙과 개념정립이 필요하지만, 고령화 된 산중 사찰은 신도들에게 신도법 준수를 바라기 어려운 현실이다.

주경 스님은 “신도품계 품수자가 되기 위한 기본조건은 신도등록이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전부 불법 신도들이라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범해 스님도 “신도품계 품수자라고 명시한 부분이 우려된다. 신도등록자가 몇 십 만이라고 하지만 허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도심 사찰과 산중 사찰에 필요한 신도법이 따로 있다”며 “일률적인 법보다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수암 스님은 “종단 신도품계 품수자로 한다고 하면 전체를 아우르는 신도회가 아니라 일정 자격요건으로 한정하는 신행단체”라며 “시골의 경우 사찰발전을 위해 지역 유지 등을 신도회장으로 초빙하는 경우도 있는데 품계 품수자로 제한한다면 불사나 민원 해결에 애로점 많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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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토일로인 분위기에 지홍 스님이 반전을 꾀했다. 지홍 스님은 “이 법은 포교원이 중앙신도회 등 유관기관과 TF팀을 구성해 일 년간 함께 성안한 것”이라며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해보겠다고 하는데 규제 하겠다는 것은 너무 야박하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해야겠지만 부결이나 철회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설암 스님은 “신도 품계제도는 합당하다. 수여하는 주체가 당해사찰 주지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성행 스님도 “드디어 조계종이 일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가톨릭 등 타종단을 보면 어릴 때부터 수계를 하고 차근차근 진행이 된다. 우리는 조계종 다니는 분이 태고종도 천태종도 진각종도 간다. 포교원 개정안을 작구만 수정하면 거기에 맞춰서 우리가 또 열심히 하면 된다”고 힘을 보탰다.

신도법 개정안은 10분간 정회 후 24조 1항을 현행대로 존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