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에 대한 조계종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내년 3월부터 선학원 도제는 조계종 선방 및 각종 교육기관에 방부를 들일 수 없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성문 스님)는 11월 17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속개한 제200회 중앙종회 정기회에서 미등록법인의 도제 권리제한을 강화하는 법인관리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선학원 주권환수를 위한 특별법 제정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총무원장이 발의한 법인관리법 개정안은 미등록법인의 임직원과 소속 사찰 관리인뿐만 아니라 도제의 권리까지 제한함을 분명히 하고, 미등록법인에 대한 징계조항을 신설한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미등록법인의 임직원, 소속사찰 권리인 및 관리인과 그 도제는 ▲선거권 및 피선거권 ▲승려복지에 관한 각종 혜택 ▲각종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종무직 ▲선원 및 각종 교육기관 입방 ▲교육, 포교기관 교직 및 임직원 ▲각종 증명서 발급 ▲종단 명칭 사용에 제한을 받는다.

또 신설된 징계 종항에 따르면 미등록 사찰법인과 사찰보유법인의 임직원, 소속사찰 권리인 및 관리인은 공권정지 5년 이상 제적의 징계에 처한다. 고의로 이 법을 회피할 경우에도 공권정지 5년 이상 제적의 징계를 받는다.

도제에 대한 권리제한이 ‘연좌제’에 해당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주경 스님은 “도제 권리제한은 연좌법이라 할 정도로 폭넓게 적용돼 파급이 클 것”이라며 “너무 광범위하게 도제에게 불이익을 주는 게 어떤 영향 미칠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개정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 불필요한 피해를 없애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총무부장 정만 스님은 완강한 입장을 표명했다. 정만 스님은 “법인등록과정에서 법을 엄격하게 하지 않으면 법의 효율성이 떨어지겠다는 판단”이라며 “연좌제에 대한 말씀이 있었지만 종도로서 종단의 기본적 의무는 어느 누구나 지켜야 한다. 관계 되는 모든 분들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법이 종헌 9조3항(사설사암을 창건한 승려는 반드시 종단에 등록을 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그 권리를 제한한다)을 위반하는 위헌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만당 스님은 “종헌 9조3항은 도제를 규정하지 않는다. 법인 임직원 및 관리인에 대해서도 9조3항에서 규정하는 범위 뛰어넘는 것은 위헌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아진다”고 했다.

심우 스님은 “이 법이 개정되면 송담 스님에 대한 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법이 형평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 개정안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만 스님은 “종헌 9조3항이 미등록사설사암에 대해 너무 절제돼있어 종법에 세세하게 넣었다. 큰 문제가 있다면 법무팀과 법제분과위원회, 총무부가 같이 법적 검토를 통해 종헌을 위반치 않게 작구를 수정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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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개정안에는 사찰보유법인 이사의 자격을 기존 ‘전체 종단 승려’에서 ‘2/3 이상의 종단 승려’로 바꾸고, 종단과 법인간 협의기구 구성을 명문화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만 스님은 제안 설명을 통해 “한마음선원 등 법인은 이사의 1/3이 재가불자로 구성돼 현행법으로 하면 이사회 현황 자체가 잘못된 내용이 된다”며 “모든 법인에 재가불자의 참여를 허용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범 스님(수덕사)은 “한마음선원만 규정해야지 모든 종단이 재가이사를 받게 한 후 선학원도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지며 “여태껏 선학원 이사진이 승려였기 때문에 대화했던 건데, 현재 이사장은 멸빈당했고 감사로 들어온 사람은 타종단이다. 재가이사 1/3에 멸빈자와 타종단이 해당한다고 말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법인관리법 개정안은 정회하고 속개한 후 가결됐다.

총무부는 ‘사찰보유법인의 경우 대표자는 종단 소속 승려로 하며 이사는 2/3 이상을 종단 소속 승려로 한다. 다만 선학원, 대각회 이사는 종단 소속 승려로 하되 대한불교조계종 선학원은 이사 1/4 이상을 총무원장 복수추천으로 해당 이사회에서 선출한다’고 작구를 수정했다.

도제 권리제한은 2월 28일까지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