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로 평가받는 프리다 칼로(Frida Kahlo)와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생에서 극심한‘절망’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에게 작품은 곧 자신의 삶 그 자체다.

꽃다운 이십대 초반 나이에 삶과 죽음의 경계가 그 어느 곳보다 뚜렷한 중환자실 병상에 누워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상흔’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전히 꽃다운 이십대 작가가 있다.

젊은 아티스트 그룹 ‘핑크붓다’ 등을 통해 불교계에 이름을 알려온 정윤영 작가가 개인전을 연다. 전시회는 11월 21일부터 12월 4일까지 갤러리 마하에서 ‘안에-있음(In-sein)’을 주제로 펼쳐진다.

작가는 꽃다운 시기에 겪은 절박했던 투병 경험과 기억을 꽃으로 구현했다. 중환자실 병상에서 누워있던 시기에 겪었던 ‘의식의 비정상적인 흐름’과 ‘마치 식물 같았던 신체의 느낌’이 그의 작업의 모티프가 됐다. 작가는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꽃을 그렸다.

꽃의 이미지를 전통 고려불화의 채색 기법인 ‘배채법(背彩法)’과 순수서양회화 방식을 접목시켜 독특하게 그려냄으로써 자신의 경험을 화폭 위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이렇게 나툰 꽃 30점이 관객을 맞는다.

1987년생인 정윤영 작가는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공부했고, 현재 국민대학교에서 서양회화를 공부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혼재된, 양 극단을 융합하는 젊은 감각을 맛보러 나서봄은 어떨까. (02) 548-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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